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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株 단물 끝났나… 공매도 증가에 주가 ‘하락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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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06. 26. 17:57

3거래일간 거래량 코스피 상위권
미래에셋 하루동안 117만주 '최고'
카뱅·우리·KB금융지주 등 포진
단기 급등에 기업·외인 차익 실현
"금리 하락기… 수급 동향 살펴야"
최근 금융주가 급등하자 차익 실현을 노리는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28.3% 올랐을 때, 코스피200금융 지수는 38.4% 올랐을 정도로 금융주가 고공행진했기 때문이다.

최근 3거래일간 공매도 거래량 상위 종목에 금융주가 대거 포진한 것은 물론, 공매도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기준인 30%에 가까워진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공매도는 주가 하락 신호로 읽히는 만큼, 전문가들은 금융주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량이 많았던 상위 종목에 금융주가 대거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3일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공매도 거래량이 117만7943주에 달하며 전체 962개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카카오뱅크 역시 57만834주가 공매도로 거래되며 거래량 기준 상위 6번째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35만536주·8위)와 한화투자증권(27만4298주·12위), SK증권(22만9541주·17위), KB금융(21만1219주·19위)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흐름은 다음날도 이어졌다. 24일에는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거래량이 158만8497주로 늘어나며 전체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증권의 공매도 거래량은 전날 대비 다소 줄어든 71만9880주를 기록했지만, 순위로는 2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아울러 우리금융지주(45만9647주·7위), KB금융(34만2073주·9위), NH투자증권(21만7916주·14위), 한화투자증권(20만5431주·16위) 등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25일에도 금융 종목에 대한 공매도 화력은 견조했다. 우리금융지주의 공매도 거래량(88만3836주)이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 2위였으며, 미래에셋증권(61만3331주·4위)과 KB금융(36만4110주·9위)도 10위권 내 자리했다. SK증권(27만7014주·12위)과 NH투자증권(23만7912주·15위)에 대한 공매도 세력도 셌다.

공매도란 투자자가 실제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우선 매도하는 방식이다. 향후 주가가 하락했을 때 빌린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매수한 뒤 갚는 차익 형태의 거래다. 이에 공매도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것은 해당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관련 지표 중 단기 주가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지표는 '공매도 거래량'"이라며 "통상적으로 공매도 활동이 활발한 종목의 주가 하락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매도 거래 비중이 30% 이상인 경우는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되는 주요 조건 중 하나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22%)와 KB금융(20%)은 거래량 뿐 아니라 대금 기준으로도 공매도 비중이 높아 상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공매도가 증가할 경우 투자심리가 위축돼 단기적으로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요보다 매도 압력이 커지는 만큼 주가 하락에 대한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 관련 종목이 새정부 들어 단기적으로 급등한 상황에서 향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공매도가 늘어났다는 것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기관이나 외국인 등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금리 하락기 은행업을 비롯해 주요 금융업종의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에 배팅하는 세력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매도 증가세와 주가 하락이 무조건 비례하지만은 않는 만큼, 기업의 펀더멘털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공매도 증가세에 따라 단기적인 주가 압력은 존재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공매도 수치만으로 주가 하락을 단정 짓기 보다는 펀더멘털 및 수급 동향과 함께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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