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최종 관문은 주주협의
KT "종합적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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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티빙과 웨이브는 '더블 이용권'을 공식 출시했다. 두 플랫폼의 콘텐츠를 하나의 구독으로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광고형부터 프리미엄까지 총 4개 상품으로 구성됐다. 최대 39%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오는 9월 30일까지는 '얼리버드'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더블 이용권'에는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tvN·JTBC 등 주요 채널의 실시간 방송, KBO·KBL 리그 스포츠 중계, 애플TV+ 브랜드관은 물론 웨이브의 지상파 콘텐츠와 해외 독점 시리즈까지 포함된다. 사실상 양사의 주력 콘텐츠를 통합한 첫 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사는 "'더블 이용권'은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플랫폼 간 경계를 허문 최초의 사례"라며 "합리적인 가격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더욱 강력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 요금제 출시는 최근 양사의 합병 추진 흐름과도 맞물린다. 티빙과 웨이브는 2023년 말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업결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지난 10일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26년 말까지는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고, 이후에도 유사한 가격과 서비스를 이어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플랫폼 간 경계를 허문 협력은 국내 OTT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5월 월간 활동 이용자수(MAU)는 716만명, 웨이브는 413만명으로 두 플랫폼이 합쳐질 경우 1위인 넷플릭스(1451만명)와의 격차는 약 300만명 수준으로 좁혀진다. 물론 단순 사용자 수가 곧바로 통합된다고 보긴 어렵지만 콘텐츠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시너지에 대한 기대는 높다. 업계 관계자는 "두 플랫폼의 주 이용층과 선호 콘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결합 시 보완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합병의 최종 관문인 주주 협의는 아직 남아 있다. 티빙의 지분 13.5%를 보유한 KT 계열사 KT스튜디오지니가 여전히 합병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IPTV 등 유료방송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KT로선 OTT 통합이 자사 사업에 미칠 영향과 전략적 파트너십 변화 등을 신중하게 따져볼 수밖에 없다. KT 측은 "국내 유료방송 전반에 대한 영향뿐만 아니라 KT그룹과 티빙 간 전략적 파트너십, 주주로서의 가치 제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