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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185개 규모 밭 침수… ‘한통 3만원’ 수박값 더 오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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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07. 21. 17:59

132㏊ 면적 물 잠겨… 충남 피해 최다
개당 3만866원 평년比 47% 가격 상승
정부, 피해 과채류 할인지원 실시 예정
전국적 집중호우로 농업 분야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축구장 185개 규모의 수박밭이 물에 잠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산지 피해는 크지 않지만 일부 지역 출하물량 감소로 가격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시·군별 농작물 침수피해 현황은 약 2만8491㏊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약 3만9903개 규모로 피해면적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속 조사 중이다.

특히 수박의 경우 침수 피해가 약 132.6㏊ 발생했다. 식량작물을 제외하고 과채류 중 멜론 다음으로 피해가 컸다. 지역별 피해 현황은 △충남 예산, 56㏊ △충남 부여, 49㏊ △충남 홍성, 13.1㏊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지자체 초동조사 자료로 향후 피해 면적은 더 확대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호우 피해로 인한 출하 연기 등으로 '3만원'을 웃도는 수박 가격이 더 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수박(상품)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한 개당 3만866원으로 평년 대비 46.8%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6% 오른 가격이다.

수박값은 지난 3일 한 개당 2만3164원을 기점으로 오름세를 지속해 15일 3만원을 돌파했다. 이른 무더위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평년 대비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농식품부는 분석했다.

이번 비 피해로 가격 강세는 이달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수박은 수확까지 약 90일이 걸려 '재정식(다시 심기)'으로 출하 감소분을 회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부여 등 일부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평기작'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며 "다만 8월 서울 가락시장 반입물량이 가장 많은 강원 양구, 충북 음성 등은 작황이 나쁘지 않은 상황임을 확인했다. (다음 달에는) 7월 중순보다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피해 복구를 위해 유관기관·생산자단체·농협 등과 퇴수 조치, 침수 부위 세척, 방제 약제 살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병해충 방제 및 작물 생육 회복을 위해 약제·영양제 등도 할인 공급한다.

아울러 수박뿐만 아니라 쪽파 등 호우 피해를 입은 작물 전반에 수급불안이 없도록 작황관리를 강화하고,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할인지원도 실시할 예정이다.

사과·배·포도·복숭아 등 주요 과일류는 일부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퇴수가 완료돼 생육에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탄저병 등 병해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장 기술지원 등 생육관리 강화에 착수한다.

여름배추·무 주산지인 강릉·태백·평창 등 강원 지역은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강우가 장기화될 경우 모종·종자 유실 및 병해충 확산 등 우려가 있다. 농식품부는 예비묘 300만주와 병해충 방제 약제·영양제 등을 농가에 공급,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다.

가축 폐사도 150만 마리 이상 집계된 만큼 사양관리를 강화한다. 관련 피해는 대부분 가금류에 집중됐다. 축종별 피해를 보면 산란계 142만8900마리, 오리 13만9400마리, 돼지 855마리, 한우 529마리 등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금류는 복날 등 계절적 수요 증가에 대비해 지난달 병아리 입식량을 3.5% 늘리고 육용종계 생산 주령을 연장한 바 있다"며 "가금류 피해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가축전염병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농장 주변 오염 물질 제거, 사육시설 세척 및 건조, 소독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농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지자체를 통해 피해조사를 완료하고, 다음 달 중순 복구계획 수립 및 국고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품목별 피해 양상을 신속히 파악하고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재해복구비 및 보험금을 조속히 지급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업체계를 가동하고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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