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코픽스 하락에도 높아지는 대출 문턱… 실수요자들 한숨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22010012218

글자크기

닫기

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7. 21. 18:05

9개월 연속 하락… 3년來 가장 낮아
가산금리로 주담대 조정 가능성 ↑
한도 축소·높은 이자부담 등 피해
편법·불법대출 증가 풍선효과 예상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 지수가 9개월 연속 하락했다. 주택구입을 준비하는 실수요자에게는 주담대 금리가 떨어질 수 있는 긍정적 소식이지만, 은행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대출 수요자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통해 주담대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리가 대출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고려할 때, 은행들은 코픽스 하락분을 가산금리에 반영해 주담대 금리를 유지하거나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이에 주택 구매 계획하고 있거나, 규제로 인해 한도가 축소된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또한 가이드라인 부족으로 주담대 대출 갈아타기가 힘들어진 주담대 보유자들의 이자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2.54%로 공시했다. 이는 전월 대비 0.09%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픽스는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된다. 코픽스가 떨어진다는 것은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다만 코픽스 인하 효과가 실제 주담대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안으로 인해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2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가산금리를 통해 주담대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에도 하반기 한 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 하락에 대한 요구가 커졌음에도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이유로 가산금리를 올려 주담대 금리를 내리지 않았던 사례가 있었다.

은행권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액 증가 목표치를 기존보다 50% 축소해야 함에 따라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담대를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을 강하게 억제하고 있다. 실제로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3조6000억원으로 6·27 규제 시행 전 목표였던 7조2000억원에서 절반 줄어들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도 이달 가계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2조1979억원으로 지난 3월 증가폭(1조7992억원)을 뛰어넘었다. 규제 시행 전 몰렸던 대출의 집행 시기에 따라, 가계대출이 다음 달까지 상당 수준의 증가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은행권은 더 적극적으로 대출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주택 구입을 앞두고 있는 실수요자의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잔금 처리를 앞두고 한도가 줄어들거나 이자비용이 커지면서 계약자체가 무산,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다. 규제안의 맹점으로 주담대 갈아타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대출 보유자의 이자 부담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편법·불법대출 증가라는 풍선효과도 예상된다. 주택 구입을 위해 규제 바깥의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 이용하게 되면, 실수요자의 비용 부담은 커지게 된다. 투기성 수요는 막지 못하고 실수요자의 부담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가 크게 축소되면서 은행권은 주담대 등을 옥죌 수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흐름은 기준금리·코픽스 인하 등 금리 관련 호재와 상관없이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