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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로 원팀된 한화그룹… 김승연의 화합경영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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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7. 06. 17:25

직접 이글스 경기 관람하며 팀지원
대산공장 방문 등 현장경영도 적극
그룹 계열사 간 희비… 야구로 결집
KBO 우승땐 연대의식 확산 기대감
한화 이글스가 33년만에 KBO리그 전반기 1위를 확정지으며 그룹내 우승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뜨거워졌다. 이번 한화이글스의 선전은 단순 스포츠 영역을 넘어선다. 김승연 회장 경영권 승계와 각자 영역을 구축 중인 세 아들을 포용하는 오너일가의 대승적 화합의 장으로서, 또 한편으론 펄펄 나는 조선·방산과 희망의 물꼬를 튼 태양광뿐 아니라, 사업재편을 구상 중인 불황의 화학산업까지 아우르는 그룹 내 단합을 위해 이번만큼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실제 우승 여부를 떠나 온 가족, 그리고 그룹 전체의 응원전만으로도 성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거란 분석이 쏟아진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지난 4일까지 포함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를 총 네 차례 찾았다. 한화이글스는 이날도 홈런 네 방을 터뜨리며 남은 3경기를 치루지 않고도 전반기 1위에 쐐기를 박을 만큼 승승장구 중이다. 김 회장은 지난 1986년 한화이글스 창단부터 현재까지 구단주로서 팀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한화이글스는 한국야구위원회(KBO) 1위를 기록 중이긴 하나, 김 회장은 한화이글스가 8위로 마무리한 지난해도 경기장을 무려 아홉 차례나 방문한 바 있다.

지난 4일 김 회장은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글로벌 부문 등 다양한 계열사의 임직원 746명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며, 그룹으로서의 일체감을 앞세운 그림을 만들기도 했다. 

스포츠가 단합을 상징한다는 것을 비춰보면 현재 한화그룹이 처한 상황에서 내부 결집은 중요한 과제다. 현재 한화그룹은 계열사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한화오션은 전 세계적인 방산 및 조선업 호황으로 상승 주가를 달리고 있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사업재편이 야기되는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지난해 적자에 이어 회복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그런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을 최근 김 회장이 직접 방문해 연구소 등 곳곳을 살폈고 "종합 석유화학 단지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가동해 온 여러분의 저력과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뜨거운 열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고 크게 격려했다. 직원들과 식사까지 같이 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도 했다. 당시 김 회장이 인사를 나누던 중 임직원들이 아쉬움을 내비치자 "곧 대전에서 봅시다"라며 재회를 약속했던 게 이번 응원전의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재계는 프로야구를 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오너 형제간 화합을 다지는 장으로 역할을 해 왔다. 일례로 2018년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등 일가 사형제가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6차전을 함께 응원해 화제를 모았으며, 당시 SK와이번스가 우승을 차지해 더 빛을 발했다.

LG그룹 역시 지난 2023년 LG트윈스가 우승하면서 구광모 회장의 대를 이은 야구 사랑이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우승은 29년 만으로, 고(故) 구본무 회장이 '1998년 한국시리즈 우승 시 MVP 선수에게 지급하라'며 남긴 롤렉스 시계를 구 회장이 공개해 우승의 의미를 더했다. 이후 구 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서는 빈도도 잦아졌는데 LG트윈스의 우승이 여러모로 계기가 된 셈이다. 특히 한화로서는 김동관 부회장이 조선·방산·에너지, 김동원 사장은 금융, 김동선 부사장은 외식 및 반도체 등으로 각각의 사업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의기투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김 회장이 올해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면서 사실상 경영 승계를 마무리한 상태이지만 아직 각 형제간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는 미완성이다. 새로 부임한 여승주 경영지원실장 부회장이 더 탄탄한 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이글스가 우승까지 하게 된다면 미래의 한화를 이끌어가는 삼형제가 연대의식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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