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등 현안에 신중 접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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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서는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민감한 현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신중한 접근이 예상된다고 AP통신은 5일 보도했다.
전문가들과 외교관들은 회원국 수가 지난해 두 배로 늘어난 브릭스가 결속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2010년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발한 브릭스는 지난해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UAE)가 공식 가입했고 올해 초 인도네시아가 합류했다.
이번 회의가 조심스럽고 중립적인 의제로 구성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띄지 않으려는 각국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자국이 중시하는 인공지능(AI)과 기후변화 문제를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나, 주요 정상들이 불참하면서 논의의 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불참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 이후 해외 순방을 자제하고 있어 이번 회의에는 화상으로만 참석한다.
지난해 브릭스에 합류한 이란의 마수드 페제쉬키안 대통령과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도 이번 회의에 불참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초청을 받았지만 아직 공식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브라질 게툴리오 바르가스 재단의 올리버 슈텐켈 교수는 "푸틴과 시진핑이 불참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강경 반서방 노선이 표출될 가능성도 줄었다"며 이번 회의에서 채택될 공동성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분쟁에 대해 애매모호하고 조심스러운 표현이 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회의에서 브라질은 △글로벌 보건 협력 △무역·투자·금융 △기후변화 대응 △AI 거버넌스 △평화·안보 △제도 정비 등 6가지 핵심 의제를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무역 활성화나 보건 협력 등 비교적 논란이 적은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상파울루대학 브릭스 연구소의 브루스 샤이들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의는 신흥국들이 경제 파트너를 다변화하고 공동 대응 전략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지지율 하락과 의회와의 갈등 등 정치적으로 어려운 국면에 있는 룰라 대통령에게도 이번 회의는 잠시 숨을 고르고 국제적 위상을 회복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