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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이스라엘과 전쟁 이후 첫 공개석상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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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7. 06. 09:54

하메네이, 테헤란 종교행사 참석…건재 과시
Iran Mideast Wars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5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종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달 이스라엘과의 12일간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일(현지시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종교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행사는 시아파 최대 기념일 아슈라를 하루 앞두고 열린 애도식으로, 아슈라는 1400년 전 이맘 후세인의 비극적 순교를 기리는 날이다.

전쟁 이후 내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의 잠행은 36년째 통치 중 유례없던 일로, 건강 이상이나 신변에 대한 위협설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지난주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해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력 분쟁이 시작된 후에는 20일이 넘도록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국영 방송은 하메네이가 테헤란에 있는 관저 인근 모스크에 입장하자 신도들이 기립하며 환호했고, 하메네이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보도했다.

NYT는 하메네이가 이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가 여전히 건재하며, 국정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보로 풀이된다며, 다만 그가 관저로 완전히 복귀했는지, 아니면 다시 은신처로 돌아갈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슈라는 단순한 종교 의식을 넘어, 시대의 정치·사회 흐름을 반영해 왔다. 1979년 혁명 당시에는 수백만 명이 참여한 아슈라 시위가 왕정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2023년에는 여성과 소녀들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의 상징적 무대로 기능했다.

올해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반발로 전례 없이 강한 민족주의 분위기가 행사 전반을 지배했다고 NYT는 전했다.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영상에서는 기존의 종교적인 곡 대신 애국가가 울려 퍼졌고,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들도 자유롭게 참여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야즈드와 테헤란 등지에서는 수천 명의 남성들이 검은 옷을 입고 "이란! 이란!"을 외치며 가슴을 두드리는 장면이 영상에 담겼다.

서방 매체들은 86세의 하메네이가 암살 가능성을 우려해 전쟁 기간 내내 저하 벙커에 은신한 것으로 추측해 왔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세 곳을 공습하며 전쟁에 본격 개입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당신의 위치를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제거할 생각이 없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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