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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아닌 BTI, 임진희ㆍ이소미 “혼자서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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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5. 06. 30. 12:13

팀 대회 다우 챔피언십 우승 합작
연장전 버디로 톰슨-캉 조 무너뜨려
섬에서 태어난 BTI, KLPGA 출신들
임진희 “혼자서는 못했다” 소감
GLF-SPO-USL-DOW-CHAMP... <YONHAP NO-1837> (Getty Images via AFP)
임진희(왼쪽)와 이소미가 29일(현지시간) 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BTI'(본 투 비 아일랜드·Born To be Island) 듀오 임진희(27)와 이소미(26)가 고난을 딛고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점령했다.

임진희와 이소미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0·6287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유일의 2인 1조 팀전인 다우 챔피언십(총상금 33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뽑아내는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하며 8언더파 62타를 쳤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0타가 된 임진희-이소미 조는 렉시 톰슨-메건 캉(이상 미국) 조와 연장전에 돌입해 승리했다. 연장 첫 홀인 18번 홀(파3) 약 2.5m 거리에서 임진희의 침착한 버디 퍼트가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임진희와 이소미는 LPGA 투어 진출 두 번째 시즌 만에 나란히 동반 첫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잔뼈가 굵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둘은 그동안 LPGA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 임진희는 KLPGA 6승, 이소미는 5승이나 따냈고 통산 상금 역시 임진희가 21억원, 이소미는 30억원을 넘게 벌었다. 그러나 LPGA 우승은 쉽지 않았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LPGA의 경쟁력과 긴 이동 거리, 촘촘한 일정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2025시즌을 앞두고는 메인 후원사가 사라지는 어려움도 같이 겪었다. 임진희는 4월에야 신한금융그룹과 후원 계약을 맺었고 이소미는 아직 메인 후원사가 없다.

이번 우승은 미국 진출 후 내리막길을 걷던 KLPGA 출신 스타 선수들이 힘을 한 데 모아 이뤄낸 우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팀전인 다우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임진희와 이소미가 최초다. 올 시즌 전체로는 김아림(2월), 김효주(3월), 유해란(5월)에 이어 임진희·이소미가 한국 선수 네 번째 우승을 합작했다. 우승 상금 80만5381 달러(약 10억9000만원)는 두 선수가 나눠 가지게 된다.

4라운드는 두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경기하는 포볼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연장전은 두 명이 공 하나로 경기하는 포섬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에 결국에는 남다른 팀워크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팀 대회는 화합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둘은 서로 믿고 의지하며 최상의 팀워크를 발휘했다. 임진희는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혼자였다면 우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공을 이소미에게 돌렸다. 이어 "내년에 다시 이 대회에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이소미는 "우리는 작년에 힘든 루키 시즌을 보냈는데 이번 우승이 너무 행복하고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대회 중에는 "언니(임진희)를 잘 알고 믿었다"는 말을 했다.

둘은 똑같이 섬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팀명을 'BTI'(Born To be Island)로 정하고 이번 대회에 임했다. 임진희는 제주도 출신, 이소미는 전남 완도에서 태어났다. 그런 의미도 있고 팀명이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그룹 BTS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뭉친 둘이 첫날 공동 2위로 출발해 끝까지 흐름을 잃지 않았다.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한 임진희-이소미 조는 16번 홀까지 톰슨-캉 조에 1타 뒤졌으나 17번 홀(파4)에서 이소미의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됐다. 양 조는 18번 홀(파3) 파 퍼트로 동률을 이룬 가운데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연장전이 치러진 18번 홀은 144야드 짧은 거리로 정확도가 중요했다. 그런데 티샷은 톰슨의 공이 홀과 더 가까웠다. 하지만 먼저 퍼트한 임진희는 강심장이었다. 침착하게 약 2.5m 버디를 잡았다. 반면 더 가까운 거리였던 캉은 이 모습을 보고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 결국 버디 퍼트가 홀 왼쪽으로 지나갔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임진희와 이소미는 서로 포옹하면서 기쁨을 나눴다.

교포 선수 오스턴 김(미국)과 한 조를 이룬 김세영은 공동 6위(16언더파 264타), 전지원과 이미향은 공동 10위(15언더파 265타)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였던 장타 듀오 박성현-윤이나 조는 이날 2타를 줄였으나 최종 공동 18위(13언더파 267타)로 대회를 마쳤다.

GLF-SPO-USL-DOW-CHAMP... <YONHAP NO-1841> (Getty Images via AFP)
임진희(왼쪽)와 이소미가 29일(현지시간) 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기념 셀프카메라를 촬영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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