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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만 1000명… 돌아온 롯데마트 구리점 ‘먹거리·몰링’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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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5. 06. 26. 17:29

구리시민 염원 담아 4년만에 재개점
1층 '그랑그로서리'로 젊은세대 겨냥
지역도매시장 협업 저렴한 가격 눈길
2층 문화센터·북카페 발길잡는 콘텐츠
26일 개점한 경기도 구리시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 앞. 오픈 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제공=롯데마트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제야 상권 좀 살아나겠네요."  

26일 오전 10시 경기도 구리시의 '롯데마트'. 오픈 시간인 10시가 채 되기도 전에 마트 앞은 1000여 명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명 '마트 오픈런'을 위한 행렬이었다. 매장 앞 일대에는 70대가 넘는 차량들이 줄서 있었고, 형광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었다. 이 광경이 신기한 듯 바라보던 40대 여성 박모씨는 "여기 앞이 이런 게 혼잡한 거 처음 본다"며 "아무래도 내가 한발 늦은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동구릉로역 5번 출구 앞 거리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지역 내 대형마트 공백으로 골머리를 앓던 구리에 등장한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구리점' 덕분이다. 2021년, 롯데마트가 20년간 운영하던 매장을 철수한 지 4년 만이다. 

같은 자리 식자재 마트가 들어섰지만 부실 운영으로 폐점되며 한동안 구리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후 '롯데마트 재유치'가 구리시 10대 뉴스 1위에 선정되는 등 재개점에 대한 구리 시민들의 염원이 이어졌고, 구리시와 롯데마트는 손을 잡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구리 시민들의 생활 편익 증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리시와 긴밀히 협력해 이번 출점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4년 만의 만남에 호응하듯 마트 앞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입장문에는 '혼잡으로 20분간 출입을 제한한다'는 팻말이 세워졌고, 직원들은 바쁘게 질서 정리에 나섰다. 한 시민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내일 다시 와야겠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45ℓ 크기의 장바구니를 들고 있던 또 다른 시민은 "기다리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않냐"며 "이렇게라도 마트가 생긴 게 어디냐"고 했다. 

하인즈 케첩 시식 코너를 운영 중이던 30대 직원 최모씨 역시 "오픈한 지 1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방금 10박스 발주를 더 넣었다"며 "예상치 못하게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번 구리점은 '그랑그로서리'와 '몰링'을 결합한 미래형 매장으로 설계됐다. 1층은 90% 이상이 식품으로 구성된 먹거리 특화 공간으로, 2층은 문화센터와 북카페 등 가족 콘텐츠를 강화한 체류형 매장으로 꾸며졌다. 

롯데마트는 이번 구리점을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롯데마트 제타'의 경기 동북부 핵심 거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중심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인스토어 피킹'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눈에 띈 건 가격이었다. 양배추 1990원, 메론 5990원, 양파 990원 등의 저렴한 가격표가 보였다. 구리점이 물가안정을 위한 콘텐츠 강화에 나선 결과다. 마트 옆 위치한 구리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협업한 '구리시 상생 채소'가 그 예다. 일반 상품 대비 30% 저렴한 가격이다. 임승범 채소팀 팀장은 "바로 옆에서 가져와 운송비가 없을 뿐 아니라 낱개 판매 덕에 포장비도 필요하지 않아 저렴한 판매가 가능했다"며 "가성비 채소와 특이 채소 배치를 적절히 구성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구리의 상권 특성을 반영한 30m 길이의 '롱 델리 로드'도 구리점의 주력 아이템이다. 구리는 30~40대 젊은 가구와 자녀를 둔 가족 비중이 높아 생활형 쇼핑 수요가 높다. 이에 롯데마트는 기존 10m이던 델리존을 3배 넓혀 확장했다. 

박병우 델리개발팀 팀장은 "온라인 시장과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델리"라면서 "1인분 구성의 메뉴를 확대해 고객들이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백질 도시락, 키토 김밥을 도입하는 등 다양성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 '데일리 밀 설루션', 주류 코너인 '보틀벙커 셀렉트'가 배치됐다. 계산을 기다리던 60대 여성 이모씨는 "4년 전 롯데마트도 운영을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때의 신뢰가 있어서 롯데마트가 생긴다고 듣자마자 계속 기다렸다"며 "방금 고른 제주 갈치도 9900원으로 너무 저렴하다. 앞으로 기분 좋게 장 볼 수 있을 거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2층도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주요 타깃층인 30~40대 젊은 가족 고객을 위한 체험형 몰링 공간으로 구성됐다. 롯데마트 최초로 문화센터 내 '트니트니 플러스' 직영센터가 도입됐고 북카페·토이저러스·문화센터 등이 입점됐다. 가족 단위로 온 시민들은 토이저러스 앞에 모여 상품 뽑기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가격 최저가 전략을 넘어 카테고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의 전략은 효율성이다. 결국 고객들이 원하는 건 차별화된 상품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젊은 고객들을 이끌 수 있도록 그랑그로서리와 같은 트렌디한 상품들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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