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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이사 “금리인하 지지”…한은, 발걸음 맞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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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06. 03. 18:00

원·달러 환율 안정화 등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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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J. Waller) 미 연준 이사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하반기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달러화 약세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도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2일 한국은행이 주최한 '2025 국제컨퍼런스'에서 "물가와 고용시장이 안정된다면 올 하반기 7월~12월 '긍정적 소식'에 따른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화 긴축에 적극적이었던 월러 이사가 공식 석상에서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월러 이사는 미국의 금리 인상기 동안 "물가가 충분히 낮아지기 전에는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윌러 이사는 이날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일회성 이슈"라며, 미국 내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이 안정된다면 정책 전환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월 3%에서 4월 2.3%로 둔화됐고,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 역시 2.1%로 연준의 목표치(2%)에 근접한 상태다. 윌러 이사는 "관세 부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더라도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하반기 초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수입물가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예상되면서 한은도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 조정이 가능해질 수 있다.

실제로 이 총재는 "환율을 보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물가에 주는 영향"이라며 "최근 환율이 상대적으로 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NH선물은 2일 보고서에서 "달러화 약세가 추세적으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동반돼야 한다"며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은 약달러 기조 재개에 1320~1340원 수준까지 완만히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총재는 한미 간 금리차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그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가 너무 커지면 자본 유출 등의 우려가 생길 수는 있지만, 과거보다 우리 통화정책의 자율성이 훨씬 커진 상황"이라며 "현재는 연준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따르기보다는 국내 경기와 물가 여건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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