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의지는 고작 10%
빅5 마감 연장도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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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수도권 주요 5개 대형병원에서만 약 300명 전후의 전공의가 이번 추가 모집에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세브란스병원은 전체 모집인원 708명 대비 67명이 지원해 9.5%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수련을 포기하고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 규모와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하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8791명 중 무려 5399명(61.4%)이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재취업을 완료한 상태다.
재취업자와 복귀 지원자 간 격차는 약 18배에 달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한 복귀 정책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재취업 현황이다. 재취업한 전공의 중 3258명(60.3%)이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이 아닌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중증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 재취업자는 117명(2.2%)에 불과해, 의료 전문성보다는 근무 편의성을 우선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서울대병원이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참여자 710여 명 중 '대세와 상관없이 복귀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0%에 그쳤다. 지난 1월 상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 역시 2.2%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복귀에 대한 의지 자체가 극히 낮은 상황이다.
의료계는 정부가 전공의들의 실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형식적인 기회만 제공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 의료정책 전문가는 "이미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한 상황에서 다시 수련의 어려움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며 "근본적인 수련 환경 개선 없이는 의미 있는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빅5 병원 전체가 당초 27일 마감 예정이던 접수 기한을 잇달아 연장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이 의원에서 편안하게 일하고 있는데 굳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힘든 수련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마감 연장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복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