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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성·안정성 동시에 잡았다… ‘블랙의 미학’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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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2. 08. 17:54

[제네시스 'G90 블랙' 시승기]
블랙 라인업의 최상위 플래그십
성남·남양주 구간 약 100㎞ 체험
울퉁불퉁한 노면에도 안정적 주행
장시간 이동 위한 뒷좌석 중심 설계
제네시스 G90 블랙 롱휠베이스 운전석에서 주행 중인 모습(왼쪽)과 1열 실내 모습. /김정규 기자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블랙을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유려한 잠수함 같다는 것이었다. 차체를 감싸는 블랙 컬러는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직선과 곡선이 조화된 실루엣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과시하지도, 굳이 설명하지도 않는 블랙. 조용히 드러나는 고급스러움이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3월 판매를 시작한 G90 롱휠베이스 블랙은 제네시스 블랙 라인업의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이다. G90의 국내 판매량이 지난해 7347대로 전년 대비 253% 증가한 것도 이러한 프리미엄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헤드램프 내부 사이드 베젤, DLO(Day Light Opening) 몰딩까지 이어지는 블랙 디테일이 눈에 들어왔는데, 단순히 색만 바꾼 G90이 아니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주행은 경기도 성남과 남양주를 오가는 코스로, 주행거리는 약 100㎞였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모두 달려 여러가지 상황에 맞게 주행이 가능했다.

운전석에 앉기 전 뒷자리에 먼저 몸을 실었다. 롱휠베이스 답게 레그룸은 여유롭고 한층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롱휠베이스 모델의 축거는 3370㎜로 기존 G90 보다 약 190㎜ 길다.

특히 블랙 모델 전용인 세미아닐린 퀼팅 시트는 시각적으로는 단정한 느낌을 줬고, 장기간 이동을 전제로 설계된 시트라는 점이 바로 느껴졌다. 뒷좌석에 앉으니 왜 '쇼퍼드리븐'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붙는지 알 것 같았다.

실내 공간에 있는 주요 버튼과 스위치, 가니쉬, 스티어링 휠 및 패들 시프트, 멀티펑션, 도어스텝 등에도 모두 블랙 색상이 적용됐다. 이 같은 인상은 단순히 감성 때문만은 아니다. 주행 중에도 G90이 추구하는 '쇼퍼드리븐'이 무엇인지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실제 주행은 주행감과 승차감을 동시에 느끼기 위해 운전석과 2열을 번갈아 가며 이동했다.

G90 롱휠베이스 블랙은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사륜구동 단일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가속은 조용하고 매끄럽게 이어졌고, 차체의 크기와 무게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기자, 분위기는 또 달라졌다. 일단 모두 블랙으로 통일된 실내는 운전자도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실제 운전대를 잡으니 '기사님 전용 차'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에 표현되는 웰컴 및 굿바이 애니메이션, 2D 및 3D 차량 이미지 등이 새롭게 구현됐고, 스마트키의 버튼과 엔진 룸 커버 엠블럼에도 블랙 색상을 입혀 검정색만의 차별화된 감성을 더했다.

이윽고 수도권제1고속도로로 진입했다. 고속에서의 부드러움은 고급 세단에서도 중요한데, 고속 안정성은 확실히 뛰어났고, 노면 여과 능력 중심의 세팅도 인상적이었다. 속도를 차분히 올렸다. 그럼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또 열적 안정성과 NVH를 고려한 LWB 전용 세팅과 사륜구동 시스템의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뒷좌석 승객에게는 안락함을, 운전자에게는 안정적 주행감각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말이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국도에서도 차량의 조향은 둔하지 않았고, 가속과 제동도 예민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특히 울퉁불퉁한 노면 상황을 상쇄하는 주행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진가는 연석을 넘을 때 가장 잘 드러났다. 저속에서의 부드러움은 고급 세단에서도 중요한데, 정숙성은 확실히 뛰어났고, 노면 여과 능력 중심의 세팅도 인상적이었다. 쇼퍼드리븐 세단으로서 완성도는 물론 오너가 직접 운전해도 만족할 수 있는 균형을 갖췄다.

실제로 타보니 고급 세단의 가치는 옵션 나열을 넘어 이러한 특징들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G90 블랙은 1억7377만원이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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