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확장 나선 한화시스템, 결국 고배
국방과학硏, 10월께 최종 발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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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는 천궁Ⅲ 체계개발사업은 최근 시제별 업체선정에 대한 제안서 평가를 마치고 협상우선순위 업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은 10여 개의 품목별 개발 형태로 진행된다. ADD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향후 개발 일정·세부 내용 등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한 뒤 10월께 최종 개발업체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천궁Ⅲ 체계개발에서 한화시스템은 ECS 분야 제안서를 넣었다. 체계개발업체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LIG넥스원이 ECS와 체계종합,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사일과 발사대, 한화시스템이 레이다를 개발하던 업체 간 경계가 허물어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천궁 등 미사일무기체계 체계개발에서는 품목별 개발이 진행돼 왔다. 방위산업은 그간 B2G(기업 to 정부) 산업으로 분류돼, 정부는 방산기술에 대해 업체 간 경쟁 없이 별도로 개발할 수 있도록 분리해 관리했다. 그러나 최근엔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해외수출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고, 잇따라 대형 계약이 발생하면서 업체 간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천궁Ⅱ의 이라크 수출과정에서 체계종합업체인 LIG넥스원이 이라크와 28억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는데, 한화 측에서 불만을 제기했다. 한화 측은 "계약 내용을 미리 공유받지 못했고 이라크와 합의한 납기와 가격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결국 방위사업청이 수출 차질 우려를 이유로 양사 경영진을 불러 중재하는 일도 있었다. 한화시스템으로서는 이번 천궁Ⅲ 개발을 계기로 미사일 무기체계의 중동이나 유럽 등 해외 수출에서 납기와 계약 등의 이점을 차지하고 싶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ADD의 ECS 품목 제안서 평가에서 LIG넥스원이 한화시스템에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져 LIG넥스원이 시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만큼 업체들과 ADD 간 협상이 이뤄지면 천궁Ⅲ 개발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군 당국 관계자는 "이번 시제별 업체선정 제안서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다만 협상과정에서 업체가 바뀌는 경우도 가끔 있다. 최종 계약시점까지는 어떤 업체가 최종적으로 개발을 맡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