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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욱 목사, ‘고난이 꽃이 되고 별이 되게 하소서’ 책 출간…고난을 신앙과 문학으로 품은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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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5. 05. 26. 00:09

“하나님은 당신의 고난 한가운데, 지금도 함께 계십니다.”
성경 ‘베드로전서’의 말씀을 붙들고, 고난의 밤을 지나온 한 사람의 신앙 고백이 책 한 권으로 피어났다. 

《인문학을 하나님께》로 널리 알려진 한재욱 목사(강남비전교회 담임)가 신간 『고난이 꽃이 되고 별이 되게 하소서』(규장)를 통해 ‘설명’보다 ‘기도’로, ‘이해’보다 ‘동행’으로 고난을 대면한다.

40여 년간 인문학에 대한 성경적 해석을 꾸준히 이어온 한재욱 목사는 시인, 목회자, 컬럼니스트,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문화예술 선교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문학 소년’이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하루 한 권꼴로 책을 읽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현재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2만 2천여 명에게 ‘경건 이메일’을 통해 책과 성경의 만남을 전하고 있다.

그의 대표 저서 《인문학을 하나님께》 시리즈(1~4권, 규장)는 성경의 진리를 인문학적 언어로 풀어낸 독창적인 설교로 많은 이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특히 최근 출간한 신간 《고난이 꽃이 되고 별이 되게 하소서》는 고난 속에 있는 이들에게 ‘설교’보다 ‘중보기도’로, ‘지식’보다 ‘위로’로 다가간다. 

베드로전서 2장을 바탕으로 ‘부당한 고난’, ‘죄로 인한 고난’, ‘의를 행함으로 받는 고난’이라는 세 가지 고난과 더불어 ‘훈련으로서의 고난’, ‘고난의 유익’에 대해 성찰한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감동은 신학적 이론이 아니라 저자의 ‘고백’에 있다. 한 목사는 선천적인 심장혈관의 문제로 젊은 시절부터 심근경색을 겪었고, 생사의 경계를 수차례 넘나들었다. 현재도 혈관에 스텐트를 세 개 삽입하고 치료 중이다. 

죽음과 고통의 한복판에서 “하나님, 이유만이라도 알려주십시오”라고 부르짖던 그는 여전히 그 이유를 모른다. 그러나 고난 속에서도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했고, 그 사랑에 대한 절절한 고백을 이 책에 담았다.

“우리는 타인의 고난에 너무 쉽게 조언하고 설교하려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것은 아무 힘도 되지 못한 채 상처만 건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독자들에게 ‘말하기’보다 ‘함께 아파하기’를 권면한다. 책은 고난 중에도 신앙을 잃지 않도록 돕는 영적 동반자로서, 부당한 고난 앞에서 신음을 내뱉는 이들에게 ‘설교’가 아닌 ‘기도’로 다가간다. 

책 속에는 동서고금의 풍부한 예화와 격언들이 조화롭게 담겨 있어 독자들은 자신의 문제에서 잠시 벗어나 객관적 시각으로 고난을 바라볼 수 있는 통찰도 얻을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침례신학대학에서 목회학(M.Div)과 구약학(Th.M)을 수학한 그는 미국 남침례신학대학원(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박사과정을 이수 중 목회의 부름을 받아 현재 강남비전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국민일보 <겨자씨>와 <시온의 소리>, 신앙지 목회와 신학 <책으로 시대를 읽다> , CTS <새벽종소리> 등 다양한 매체에서 인문학과 신앙의 접점을 다루는 글을 정기적으로 연재하고 있으며, 극동방송에서는 10년째 <인문학을 하나님께>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고난이 이해되지 않아 믿음이 흔들릴 때, 누군가의 고통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그저 함께 아파하며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필요할 때, 이 책은 조용히 다가와 곁에 앉는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은 당신의 고난 한가운데, 지금도 함께 계십니다.”

프롤로그가 감동적이다.

“태초에 고난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고난이 있고,주님이 부르실 그날까지 있을 것입니다. 왜 고난이 있는 것일까. 그것도 착하고 고운 사람에게. 이 질문은 너무 크고 깊습니다. 그리하여 고난에 관한 글을 쉽게 쓰면 죄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인기를 끌려고 쓰면 더 큰 죄라 생각합니다. 나만큼은 고난을 잘 해석할 수 있다고 교만한 마음으로 쓰면 더 큰 죄라고 생각합니다. 

고난에 대한 책을 펼치는 이들,그 손끝에 스민 눈물,숨죽며 넘기는 페이지의 떨림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이 쓰면 더욱 큰 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 글은 고난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기도입니다. 누군가의 눈물 위에 내 말이 올라탈까 조심스러워,누군가의 상처에 내 문장이 소금이 될까 고개 숙이며, 누군가에게 오늘도 숨을 막히게 하는 그 고난을 내 짧은 언어로 가볍게 다룰까 두려워,한줄을 쓰고는 수십 번 지웁니다. 

고난은 기도의 골방에서 흘러내린 눈물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러기에 고난을 말로 옮기려는 순간,말은 그것을 닮지 못하고 그림자만 흉내 냅니다. 한 줌 말로 꿰멜 수 없는 아픈 상처의 숭고함 앞에 말조차 아껴야 함을 압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렇게 한줄을 적는 이유는,누군가의 고난의 밤을 어루만질 한줌의 온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40여 년간 인문학에 대한 성경적 해석을 꾸준히 이어온 한재욱 목사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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