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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리밸런싱’ 코앞…밸류업 귀 닫은 한국금융지주, 편출 위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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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4. 15. 18:00

거래소, 리밸런싱 공시 여부 적극 반영
공시 침묵 속 이달 말 이행 목소리도
편출시 NH투자증권 유입 후보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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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를 줄곧 미뤄왔던 한국금융지주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출 위기에 놓였다. 한국거래소가 편입 조건으로 공시 이행을 강조한 만큼, 밸류업에 동참하지 않은 한국금융지주가 6월 정기 리밸런싱(지수 구성종목 변경)에서 편출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수 편출이 현실화 되면, 회사의 주가는 패시브 자금(지수 추종 자금) 이탈로 하방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편출입 심사 기준일은 이달 말까지로 설정돼 있다. 밸류업 공시로 편입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간이 보름 정도 남아 있다는 얘기다. 한국금융지주는 아직까진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일각에선 막판에서라도 회사가 공시를 이행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선 회사가 공시 이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을 두고 주주환원보단 수익 구조를 탄탄하게 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목적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놨다. 증권업 자체가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에 밸류업 공시를 통한 주가 상승보단 자본력 확대에 훨씬 더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돼 있는 한국금융지주가 6월 진행되는 리밸런싱에서 편출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증권업종에선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이 밸류업 지수에 포함돼 있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지수 상장 때부터 편입돼 있었는데, 여기서 한국금융지주만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작년 5월, 8월에 각각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거래소에서 밸류업 공시 이행 여부를 편출입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업계에선 한국금융지주의 지수 편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윤재숙 한국거래소 밸류업지원부장은 "다가오는 6월 지수 정기 변경 때는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편출 조건을 강화해서 최대한 빼낼 수 있도록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더구나 거래소는 이달 30일까지(변경일이 속한 월의 전전월)를 기준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출입 심사를 진행한다. 즉 6월 13일로 예정돼 있는 정기 리밸런싱에서 지수에 편입 되려면 이달 말까지 밸류업 공시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날부터 지수 편출입 기준일까지 2주밖에 남지 않은 건데, 한국금융지주는 여전히 밸류업 공시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지주 관계자는 "지주에서 준비하고 있고 아직까진 결정된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장으로부터 회사의 지수 편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아쉬운 점은 한국금융지주가 자회사 한국투자증권 덕분에 지난해 1조원을 상회하는 순이익을 거두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호실적을 토대로 ROE도 10%를 넘겨 우위를 나타냈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45배로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회사가 밸류업 공시 이행을 제외한 다른 지수 편출입 심사 기준에선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한국금융지주가 밸류업 지수로부터 편출 되면,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편출 시 지수 부양을 목적으로 투자가 집행됐던 펀드 자금들이 빠져나가면서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논리다. 즉 회사의 주가 하방을 떠받쳤던 수천억원의 패시브 자금들이 사라지면서, 보다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거래소를 포함한 한국증권금융·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 5개사는 총 5000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해 밸류업 지수에 대한 투자 집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나아가 회사의 편출로 인해 또 다른 경쟁사의 지수 유입도 점쳐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데, 회사는 작년 12월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데 이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까지 펼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절반(배당성향 48%)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증권사들 중 기업 규모와 수익성, 주주환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지수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NH투자증권인 것 같다"며 "삼성증권도 다른 평가지표들이 양호한 수준이지만, 한국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공시를 아직 안했기 때문에 지수 편입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밸류업 지수 편출이 기업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일각에선 한국금융지주가 편출입 심사일 전 뒤늦게라도 공시에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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