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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전훈 리포트] “경남다운 축구로 팬들과 함께 승격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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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1. 21. 08:57

이을용 경남FC 감독
방황을 넘어 레전드가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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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용 경남FC 감독이 새 시즌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전형찬 기자
아시아투데이 장원재 선임 기자 =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 이을용이 경남FC 감독으로 새 출발을 선언했다. 그의 인생 역정은 그 자체가 대하소설이다. 대학을 중퇴한 뒤 8개월 간 축구를 포기하고 잠적한 이을용에겐 미래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현역으로 복귀해 국가대표팀 중심 멤버로 활약한 신데렐라맨. 2025년 그의 도전은 K리그2 경남FC를 1부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태국 방콕의 경남FC 전훈 캠프에서 그를 만났다.

- 축구는 언제 시작했나.

"강원도 황지초등학교 때다."

- 강릉상고로 진학했다. 농고, 상고 간의 국내 최고 라이벌 전이 유명하다.

"농상전은 양교 모두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경기한다. 관중석 열기도 상상 이상이다. 그런 경기를 치르면서 승부욕을 키운 것 같다."

- 강릉에서 좋은 선수들이 꾸준하게 나오는 이유는.

"농상전이 열리면 강릉 시내에서는 부자지간에도 말을 안 섞는다. 출신교가 다른 경우가 그렇다.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과 중압감에 단련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강인한 정신력이 길러진다."

- 울산대 시절 축구를 포기하고 방황했다.

"축구에 흥미를 잃고 방황했다. 그때 너무 놀기만 했다. 숙소를 이탈해 나이트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있다. 공사판에서 노동일도 하고, 축구를 한동안 떠나 있었다."

- 한국철도 이현창 감독이 인생의 은인이라고 했다.

"저를 설득해서 다시 축구를 하자고 하셨다. 감독님의 배려로, 1995년에 실업리그 소속이던 철도청에 입단했다. 이현창 감독님이 없었다면 이을용이라는 축구선수도 없었을 것이다."

- 지금 한국철도 김승희 감독도 은인이라고 했다.

"제 방장이셨다. 그때는 선수들이 일용직이라 월 수입이 80만~9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당시 주장이셨던 김승희 선배가 용돈도 주시고 상무 입대할 때는 전별금도 모아 주셨다."

- 한국철도 시절 아내를 만났다.

"숙소가 용산에 있었다. 일제 때 지은 듯한 낡은 건물이었다. 제 처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맙게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를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고 있다."

- 2002년 한일월드컵,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폴란드 전 황선홍 선배의 선취골 어시스트다. 미국전 안정환의 헤딩골 어시스트도 좋았지만, 대한민국의 월드컵 사상 첫 승의 순간은 정말 특별했다."

- 지도자로서 2025년의 목표는.

"경남FC의 승격이다. 공격 축구로 팬들에게 즐거움 선사하겠다."

- 공격 축구를 선언한 이유는.

"저는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경기장에서 즐거움을 많이 느껴야 한국 축구가 발전한다. 그래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것이다."

-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K리그2는 초반에 승점을 놓치면 만회하기 어렵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 패배 의식을 없애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메시지다."

- '시우 타임'의 송시우가 인천에서 경남으로 왔다.

"송시우는 여전히 중요한 선수다. 교체든 선발이든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는 선수다.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 또 누구를 눈여겨 봐야 하나.

"박민서는 스피드와 개인 능력이 뛰어나 팀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헤난과 마테우스를 주목해 달라. 두 선수 모두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할 거다."

- 홈구장 창원축구센터는 마음에 드나.

"국내 최고의 시설 아닌가. 멋진 경기장에서 경남다운 축구를 보여주겠다. 경남 팬들에게 '경기가 재밌다', '경남 축구가 바뀌었다'는 말을 꼭 듣고 싶다."

- 동계 훈련의 목표는.

"시즌 시작 전까지 팀 색깔을 확실히 입히는 것이다."

-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팬 여러분, 경남FC는 이제 달라질 겁니다. 저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남을 다시 일으켜 세울 테니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응원해 주세요. 팬들이 있어야 팀도 존재합니다. 함께 K리그1으로 올라가봅시다!"

-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방황의 선배로서 조언해 달라.

"포기하지 말자. 제가 방황하던 시절에도 기회는 왔다. 자기 자신을 위해 하루 30분만 더 투자하자. 그 노력이 몸에 배일 때 반드시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 노력하는 자에게 길은 열린다."

- 축구인 이을용의 인생 목표는.

"장기적 목표 이전에, 경남을 1부 리그로 올리고 K리그에서도 지도자상을 받고 싶다. 제 인생 목표는 팀을 다시 정상 궤도로 올리는 것이고, 나아가 '명장'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 김도균, 조성환 감독 등은 승격 공약을 걸었다. 자동차 한 대를 자비로 구입해 경품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창원에 원자력발전소 회사가 있는데 그건 개인이 지어질 수 있는 시설이 아니지 않나. 저도 창원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로 하겠다."

- 제가 상상하는 이을용의 미래가 있다.

"뭔가."

- 아들 이태석의 국가대표 은퇴식에 부자의 뜨거운 포옹을 보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꿈같은 일이다. 하지만 먼 미래에 아들과 포옹하기 전에, 금년 시즌 종료 후 경남 팬들과 먼저 뜨겁게 포옹하고 싶다. 1부로 올라가서, 내년에는 태석이와 멋진 부자대결을 당당하게 펼쳐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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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이을용 감독(왼쪽)과 장원재 선임기자(오른쪽)/ 사진=전형찬 기자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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