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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변수 잇단 난관에도… 1兆 실탄 쥔 태광, 신사업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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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 최인규 기자

승인 : 2026. 02. 03. 17:58

애경산업 리콜 이슈에 원점서 재논의
이지스운용 인수 무산에 전략 차질 등
B2C 전환 나섰지만 첫 단추부터 난항
추진 가속화 위해 오너십 필요 관측
태광그룹이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섬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연이은 변수를 맞닥뜨리고 있다. 진행한 인수합병(M&A) 중 가장 규모가 큰 애경산업은 거래 종결(딜클로징)을 앞두고 최근 제품 리콜 사태를 빚으며 인수가격 자체를 재논의 하고 있으며, 이지스자산운용 인수도 일단은 고배를 마셨다.

다만 태광그룹은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신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큰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섬유와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한 만큼,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룹이 주목하는 분야는 뷰티·헬스케어 등 소비자향(B2C) 사업과 기존 사업인 금융, 화학과의 연계가 가능한 부동산 운용, 배터리 소재 등이다. 이를 위해 호텔과 제약사 인수 등 동시다발적인 M&A가 진행되고 있어 재계 일각에서는 신사업 전략의 일관성과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오너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오는 19일 애경산업 인수 딜클로징에 잔금 처리를 앞두고 인수가 4700억원에 대한 재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룹은 지난달 인수가의 10%를 납입까지 했지만, 애경산업의 '2080 치약'에 위해성 물질인 트리클로산이 검출되면서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제조 과정상 문제로 실적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 재논의를 진행하는 것"이라 "중대한 부정적 영향과 신사업 경쟁력 확보 차원 등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애경산업 인수는 태광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1조5000억원 투자 계획 중 핵심이다. 남대문 코트야드메리어트 호텔 인수 2500억원, 동성제약 인수 1600억원 등 다른 투자 건과 비교해도 규모가 가장 크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 인수 이후를 고려, 신설 법인 '실(SIL)'을 통해 뷰티 사업 확장을 미리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애경산업의 제조유통 인프라와 시장 경험을 활용해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추진하고 새로운 브랜드와 콘텐츠 전략을 전개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너지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성제약 인수도 연관돼 있다. 헤어 케어 제품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상품 기획력과 유통 채널을 보유한 애경산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러 브랜드를 확보하며 뷰티·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앞서 태광그룹은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해 1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제안 가격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해 형사 고소가 진행 중이다. 아울러 케이조선에 투자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퍼시픽그룹(TPG)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으나 현재 답보상태다.

태광그룹은 확실한 재무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간 기업(B2B) 거래 위주에서 소비자향(B2C)으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 현재(3분기 말 기준) 태광산업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자금만 1조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할 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 검토 중이다.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산업은 배터리 소재로, 여러 기업들을 물망에 두고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태광 관계자는 "신사업 확대는 화장품, 부동산, 헬스와 배터리 등 여러 분야 검토 중으로, 금액 자체도 가변적"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인수 대상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전면적으로 나서야 신사업 확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06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인수 등 발 빠른 M&A와 특유의 리더십으로 그룹을 재계 30위권까지 올려놓기도 했다. 당장은 경영 복귀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그룹이 운영하는 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며 복귀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에 대한 복귀 검토는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바가 없다"며 "(이 전 회장의 복귀가) 법적으로 제약은 없겠지만 (이 전 회장) 건강 문제도 있고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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