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교육청 독립성 약화” 우려…교육자치 개념 놓고 시각차
광역 교육감 체제 넘어 학교·마을 중심 자치 요구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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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교육계에 따르면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일부 교육단체와 교육감들은 교육자치를 이유로 신중론을 펴고 있다. 행정통합 이후 교육 정책이 일반 행정 체계에 종속되고, 교육청의 독립적 권한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교원단체들은 행정통합특별법이 교육을 일반 행정의 하위 영역으로 편입시키는 구조라고 비판한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성명을 통해 "교육을 일반 행정의 하위 부속물로 취급하며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통합 이후 교육 예산이 일반 행정 예산에 밀릴 우려가 있고, 지자체장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돼 교육감은 협의·통보 대상 수준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입법 과정의 속도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있다. 행정통합특별법이 여야 합의 속에 빠르게 논의되는 과정에서 교육자치와 관련한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가 이뤄졌는지를 둘러싼 지적이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법안 심사 과정에서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교육계의 이러한 반대 논리는 교육자치를 광역 교육감 직선제와 동일시하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현행 교육자치의 핵심은 교육청과 교육감을 일반 행정조직으로부터 분리해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있으며, 행정통합은 이러한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교육자치 개념 자체를 다시 보자는 시각도 나온다. 교육자치를 교육감 선출 방식이나 교육행정의 독립으로만 좁게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역 교육감 체제 아래에서도 학교 현장의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는 학교 운영의 주요 결정이 여전히 중앙정부와 교육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교육과정, 예산, 인사 등 핵심 영역에서 학교의 자율적 판단 여지는 제한적이며, 교육감 중심의 행정 구조가 오히려 학교를 관리·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자치의 초점을 광역 단위가 아닌 학교와 지역사회로 옮겨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교육을 국가 차원의 인적자원 정책으로 보기보다, 지역사회의 다음 세대를 책임지는 영역으로 인식해야 하며, 자치의 기본 단위 역시 마을과 기초자치단위가 돼야 한다는 관점이다. 행정통합 논의 역시 이러한 구조적 질문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교육자치를 교육감 선거로만 이해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는 교육자치라기보다 교육행정의 독립에 가깝다"며 "교육자치의 중심은 교육감을 어떻게 뽑느냐가 아니라, 학교와 마을에서 실제로 어떤 결정권을 갖고 있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