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원 무기화에 맞불
방위 넘어 민수까지… 미 제조업 보호 '60일의 광물 방벽'
즉각적 '비축' 나선 미국 vs 기반 부실로 고전 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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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 중국이 장악해 온 핵심 광물 공급망 구조에 직접 대응해 글로벌 교역 질서와 산업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 트럼프, 중국 자원 무기화에 맞불… 12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 볼트' 시동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핵심광물 비축을 위한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미국 기업들은 시장 혼란이 발생할 경우 핵심 광물이 고갈될 위험에 직면해 왔다"며 "오늘 우리는 '프로젝트 볼트'를 시작해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이 어떠한 부족 사태로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해결되긴 했지만 우리는 1년 전과 같은 일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 과정에서 중국이 희토류 같은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지렛대로 사용하며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볼트'로 명명된 전략적 핵심 광물 비축 계획을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프로젝트 볼트는 미국 수출입은행(EXIM)의 100억달러 대출과 민간 자본 약 16억7000만달러를 결합해 초기 자금을 조성한다.
비축 대상은 희토류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배터리·제트 엔진 등에 사용되는 갈륨·코발트 등 핵심 광물이다.
핵심 광물 매입은 하트리 파트너스·트랙시스 북미법인·머큐리아 에너지그룹 등 3개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이 담당한다. 프로젝트는 독립적인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운영되며, 수출입은행은 이사회 의석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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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볼트는 기존의 국방 목적 비축과 달리, 민간 제조업을 위한 첫 전략 비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블룸버그는 이 비축이 자동차·기술 기업 등 제조업체들을 공급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프로젝트에 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보잉·알파벳(구글) 등 12개 이상의 기업이 이미 회원으로 가입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공급망 차질 시 자동차·전자제품 제조업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위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와 글로벌 광업 투자가 로버트 프리드랜드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투자가 중국이 리튬·니켈·희토류 등 핵심 광물 가격을 조작해 왔다는 미국 정책 결정자들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프로젝트 볼트가 비상시 60일치 광물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 그룹의 팀 푸코 핵심광물 담당 국장은 이 비축이 당장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게임 체인저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중요한 이니셔티브라고 평가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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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러한 '전략 비축' 행보는 유럽연합(EU)의 핵심 광물 정책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유럽회계감사원(ECA) 보고서를 인용, EU의 핵심 광물 전략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CA는 EU 정책 전반을 감시·감독하는 독립 감사기구다.
ECA는 EU의 원자재 정책이 전략적 방향은 설정했지만, 기반은 불완전하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EU는 2021~2025년 사이 우크라이나·캐나다 등 14개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지만, 2020~2024년 사이 13개 핵심 원자재의 수입은 오히려 감소했다.
EU는 26개 핵심 광물 중 10개에 대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항공우주·전기차·재생에너지에 필요한 희토류는 역내에서 채굴(mining)도 가공(processing)도 이뤄지지 않는다.
ECA는 EU의 국내 가공·채굴·재활용(recycling) 목표가 구속력이 없고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케이트 펜투스-로시만누스 전 에스토니아 재무장관은 무역 왜곡과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될 경우 필수 재료에 대한 접근이 계속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FT는 전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미국은 '비축'이라는 즉각적 수단으로 중국 의존도를 관리하려는 반면, EU는 구속력이 없는 목표와 구조적 지연 속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