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통계에 매몰된 탁상행정, 교육 책무 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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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원 정원을 감축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두고 교육 현장의 반발이 거세다. 다문화 학생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정서·위기 학생은 늘고 있지만, 교원 정원 산정 기준은 여전히 '학생 수'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는 행정안전부가 공립 유·초·중등 교원 정원을 줄이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본격화됐다. 행안부는 지난달 28일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내놓고, 오는 3월 1일부터 유치원 교원 25명, 초등교원 2269명, 중등교원 1412명을 각각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보건·영양·사서·상담 등 비교과 교사 정원은 304명 늘리고,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한시적 교원 정원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립 유·초·중등 교원 정원은 지난해 33만8360명에서 올해 33만7446명으로 914명 감소한다.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학생 수만 놓고 보면 줄어든 게 맞지만, 교실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정반대"라고 말했다. A씨는 "한 학급 안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과 다문화 학생, 정서·행동 문제를 겪는 아이들이 함께 있다"며 "예전처럼 수업만 잘하면 되는 구조가 아니라 상담과 생활지도, 학습 보충까지 교사 1명이 떠안아야 할 역할이 많아졌다"고 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 수는 줄었을지 몰라도 지도 난이도는 훨씬 높아졌다"며 "학습 부진 관리에 정서·위기 학생 상담, 학부모 민원 대응까지 교사 1명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사가 줄면 아이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살필 수 없게 된다"며 "특히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더 쉽게 사각지대로 밀려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는 학생 수 감소만을 기준으로 한 정원 감축이 교육 현장의 질적 변화를 외면한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생 수가 줄었으니 교원을 줄여야 한다는 기계적 논리는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국가 책무를 회피하는 것"이라며 "통계 수치에만 매몰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