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묵묵히 체력 키워온 두산… ‘SMR·웨이퍼’ 투트랙으로 승부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19010010418

글자크기

닫기

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12. 18. 17:54

[그룹 구조개편 무산 1년]
비주력 매각·실적개선 통해 극복
SMR 공장 본궤도, 투자 본격화
실트론 인수 추진으로 확장 속도
두산그룹이 SMR(소형모듈원전), 반도체용 웨이퍼 등 신사업에 최대 2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쏟을 전망이다. 지난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계열사 구조조정안이 좌초하면서 신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비주류 계열사 매각 및 기존 사업 이익체력 강화로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18일 두산에너빌리티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별도기준 설비 증설·보수 투자 금액은 총 511억원으로 전년동기 252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년 전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안이 무위로 돌아가며 투자재원 마련에도 빨간불이 켜졌지만, 현재는 오히려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모습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알짜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할해 계열사 두산로보틱스에 넘기는 구조조정안을 구상한 바 있다.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이 목표였다.

당시 회사는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주가가 2만890원 이하로 떨어지면 회사가 주식을 매수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직후 회사 주가는 1만7000원대까지 폭락했고, 막대한 비용 부담에 합병 계획도 철회해야 했다.

이후 두산에너빌리티는 현금흐름 확보에 매진했다. 회사는 올해 초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를 상장해 1500억원을 확보했으며, 지난 8월에는 베트남 현지 법인 '두산비나'를 2900억원에 매각했다. 기존 사업 강화에도 매진했다. 지난 10월 가스터빈 2기를 해외에 첫 수출했으며, 최근에는 올해 수주 가이던스를 10조7000억원에서 13~14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투자 규모 확대에 이어, 다음해부터는 신사업 투자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17일 SMR 전용 공장 설립 계획을 공개하며, 다음해부터 2031년까지 총 8068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SMR, 수소터빈, 항공엔진 등 신사업을 추진 중이며, 그 중 SMR 주기기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SMR은 기존 원전을 소형·모듈화해 안정성과 관리 편의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이다.

회사는 지난 12일에는 미국 SMR 개발사 '엑스 에너지'와 핵심 소재에 대한 예약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테라파워(TerraPower) 등 주요 글로벌 SMR 개발사들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두산 그룹 차원의 신사업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최근 ㈜두산은 SK실트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반도체용 웨이퍼 사업에 한 발짝 다가섰다. 매각 대상인 지분 70.6%를 기준으로 거래 규모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SK실트론을 인수한다면 기존 친환경 에너지, 스마트 기계에서 반도체·첨단소재로까지 사업 분야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유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