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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네트워크 경영 힘쏟은 정용진… ‘AI 유통’ 청사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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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2. 14. 18:06

밴스 美부통령 성탄절 만찬 참석
트럼프 행정부·IT기업 인사들과 회동
백악관 과학정책실장과 AI 협력 논의
지마켓에 알리바바 AI기술 추진 이어
신세계 '신기술 기반 혁신' 구상 탄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접점을 잇따라 넓히며 유통을 넘어 인공지능(AI)과 정책 영역으로 활동 반경을 확장하고 있다. 단순한 글로벌 교류를 넘어, 미국의 AI 수출 전략과 한·미 기술 협력 흐름 속에서 신세계의 중장기 '기술 기반 유통' 혁신 구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유통 산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AI와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 중심 유통'이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정 회장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주최한 성탄절 만찬에 참석해 백악관과 미 행정부 핵심 인사들을 만났다. 이날 행사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시암 상카르 팔란티어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글로벌 기술기업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정 회장은 만찬에 앞서 백악관을 방문해 마이클 크라치오스 과학정책실장과 면담하고 미국 정부의 AI 전략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 정부의 AI 정책을 총괄하는 인물로, 미국 상무부가 추진 중인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의 핵심 실무 라인으로 꼽힌다.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은 AI 모델과 인프라, 보안 체계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해 동맹국과 전략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골자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0월 '한·미 기술번영 MOU(Technology Prosperity Deal)'를 체결하고 AI 기술 수출과 산업 적용을 포함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유통 선진화를 위한 첨단 기술 도입에 관심을 표명했다.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 고도화, 물류 자동화, 개인화 마케팅 등 기술 기반 유통 경쟁력이 글로벌 유통 기업들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한 가운데, 미국의 AI 기술 체계를 신세계그룹의 유통 시스템에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측 주요 인사들과 만나 AI 등 신기술 활용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에서 AI와 암호화폐 정책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를 만나 "AI 같은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러한 행보를 글로벌 인맥 확장을 넘어 신세계그룹을 '기술 중심 유통 기업'으로 혁신하기 위한 구상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정 회장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JV)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지마켓 재건에 직접 나선 점에서도 드러난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의 AI 기술과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지마켓의 검색·추천·물류 시스템을 전면 고도화하고, 해외 판로 확대를 병행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와 동시에 정 회장이 미국 행정부의 AI 정책 라인과 직접 접점을 높이면서, 미·중 갈등 국면에서 '완충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정 회장이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고 있는 록브리지네트워크 활동 역시 같은 맥락이다. 록브리지네트워크는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에 설립된 정책·기술 중심 싱크탱크로, 정·관·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기술과 정책, 산업을 연결하는 논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이마트를 비롯한 그룹 전반에서도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 물류 효율화, 고객 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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