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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에 따르면 필리핀 해경(PCG)은 성명을 통해 "지난 12일(금요일) 사비나 암초 인근에서 조업하던 필리핀 어선 20여 척이 중국 해경선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필리핀 측 발표에 따르면 중국 해경선들은 강력한 수압의 물대포를 어선들에 조준 사격하고 위협 기동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어민 3명이 부상을 입었고, 어선 2척이 엔진 등 선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특히 중국 해경 요원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접근해 정박 중인 필리핀 어선들의 닻줄을 절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경 대변인은 "거센 조류와 파도 속에서 닻줄을 끊는 것은 선원들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중국 측의 위협은 구조 과정에서도 계속됐다. 부상자 치료와 고장 난 선박 지원을 위해 필리핀 해경선 2척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중국 해경선들이 근접 항해하며 진입을 막아섰다. 타리엘라 대변인은 "중국 선박이 우리 함정 30여 미터 앞까지 접근해 위협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해경은 밤샘 대치 끝에 13일 오전에야 어선단에 접근해 부상자들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식량 등 필수 물품을 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구체적인 해명 대신 전날 짧은 성명을 통해 "필리핀 선박들을 몰아내고 통제 조치를 취했다"고만 밝혔다. 타리엘라 대변인은 이를 두고 "그들은 평범한 어민들에게 저지른 자신들의 '사악한 범죄'를 시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사비나 암초는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서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위치해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전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조차 무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나 세컨드 토마스 암초뿐만 아니라 사비나 암초에서도 통제를 강화하면서, 이곳이 남중국해의 새로운 '플래시포인트(화약고)'로 떠오를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필리핀의 동맹국인 미국은 필리핀 군경뿐만 아니라 공무 선박 등이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