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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AI로 내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철강·유화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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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12. 14. 12:00

상의, 2026년 산업기상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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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내년 산업기상도는 인공지능(AI) 확산의 수혜를 받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맑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관세·통상 압력이 큰 석유화학, 철강, 기계, 건설 등은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산업기상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해당 내용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맑음', 배터리·바이오·자동차·조선·섬유패션은 '대체로 맑음', 기계·석유화학·철강·건설은 '흐림'으로 분류됐다.

대한상의는 AI 성장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D-RAM), 배터리 ESS, 디스플레이 등 이른바 'R.E.D' 업종을 내년 성장의 핵심 축으로 꼽았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16.3% 증가한 1650억 달러, 내년에는 9.1% 늘어난 1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HBM 등 고부가 D-RAM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2026년에만 1000억달러 규모의 AI 관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중장기 수요 기반도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도 '맑음'이다. AI발 전자기기 사양 상향평준화와 함께 전력효율이 높은 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내년 수출은 금년 대비 3.9% 증가한 176억7000만달러로 전망된다.

신시장에서의 성장세도 예상되는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대형화 및 XR(확장현실) 시장 확대에 따른 내년도 글로벌 OLED 출하량이 각각 83.3%, 238.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산업은 AI 데이터센터 서버의 전력 소비 증가로 ESS 수요가 확대되며 '대체로 맑음'으로 평가됐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내년 현대차·기아·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K-배터리 탑재 모델 출시가 집중되며 캐즘 이후 수요 반등이 기대된다. 다만 미국의 AMPC 수혜 축소와 중국산 배터리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위협요인으로 지적됐다.

바이오 산업은 CDMO 대규모 설비 가동과 미국 생물보안법의 반사이익을 바탕으로 양적·질적 성장이 기대된다. ADC 등 고부가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다국적 제약사와의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약가 인하 압력과 자국 우선주의 정책은 수익성의 변수로 꼽혔다.

자동차업종도 '대체로 맑음'으로 나타났다. 현대 울산공장(내년 1분기 예정, 20만대), 기아 화성 EVO Plant(11월·10만대) 등 국내 전기차 신공장 가동 본격화로 2026년 생산은 금년 대비 1.2% 증가한 413만대, 수출은 1.1% 증가한 275만대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대미 관세 완화 등 통상 불확실성 해소로 수출여건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 중국계 자동차의 빠른 글로벌 점유율 상승이 큰 위협요인"이라며 "중국의 저가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산업은 LNG운반선,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한 수출 지속에 힘입어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8.6% 증가한 339억2000만달러로 전망된다. 친환경 선대 교체 추세에 내년 컨테이너선 발주 전망치는 375척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LNG선도 미국 LNG 수출 확대에 따른 프로젝트 수요 및 카타르의 선단 교체 수요 등으로 최대 100척의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 다만 IMO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조치 연기로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 전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불안요인으로 꼽혔다.

조선과 섬유패션 산업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 반면 석유화학·철강·기계·건설 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 통상 규제, 고금리와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흐림'이 이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유가에 따른 납사 등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올해 대비 6.1%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사업구조 재편 확대에 따른 가동률 회복세 전환, 글로벌 석유화학 설비 폐쇄 움직임으로 공급과잉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총 533만5000톤의 에틸렌 공장이 2026년부터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며, 중국 또한 20년 이상 노후화 설비에 대한 개조, 설비 폐쇄를 계획 중에 있다.

철강산업 역시 중국발 공급과잉에 더해 미국, EU발 수입규제 강화로 '흐림'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중남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으나, 미국의 통상보호조치와 EU의 철강수입규제(TRQ) 등의 영향으로 기존 수출국향 물량이 감소해 2026년 수출은 올해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산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고금리 지속으로 사업성 악화, PF 대출 심사 강화, 안전 및 노동 규제강화에 따른 공사지연 및 비용상승이 민간수주 상승폭을 제한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SOC예산 증가로 인한 공공 토목 건설 수주 회복으로 인해 올해 대비 업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내년에도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하루가 다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여 국내 전 업종이 긴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공격적인 실험이 지속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한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혁신 실험, 인센티브 체계 마련이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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