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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위생 소홀할 수 없죠”… 합천 뿔당골, 분뇨처리·환경개선 등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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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5. 12. 12. 10:00

'깨끗한 축산농장' 공모전 우수상 수상
악취 저감 시설 및 고속발효기 등 도입
닭 9.8만마리 입식… 밀식 사육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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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에 위치한 뿔당골영농조합법인 관계자들이 농장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점길 총괄 대표, 하주현 뿔당골에그리치 유통법인 대표, 이정민 뿔당골영농조합법인 대표. /축산환경관리원
"우리 닭이 건강하게 낳은 계란은 소비자 식탁에 올라갑니다. 우리 농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식품이기 때문에 위생과 환경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이정민 뿔당골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축산업이 식품생산 활동인 만큼 깨끗한 환경관리가 필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축산환경관리원에 따르면 뿔당골영농조합법인은 지난달 13일 열린 '깨끗한 축산농장' 공모전에서 우수상(축산환경관리원장상)을 수상했다. 악취저감시설 설치를 비롯해 계분고속발효기(콤포스트)를 도입하는 등 환경관리 노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제도는 악취저감, 지역상생 등 자발적 노력을 기울인 축산농가를 선정하는 것으로 지난 2017년 처음 실시됐다. 지정 농장은 5년간 자격이 유지되며 생산물에 관련 마크도 부착할 수 있다. 축산환경관리원은 사업 시행 주체로 현장평가 및 심사 등을 담당한다.

뿔당골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특란)
뿔당골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 /축산환경관리원
뿔당골은 경남 합천군에 위치한 산란계 농장으로 닭 9만8000여마리를 사육 중이다. 깨끗한 축산농장에는 지난 2022년 지정됐다.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뿔당골 에그리치'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뿔당골은 15만마리를 사육할 수 있는 규모지만 실제 사육마릿수를 10만마리로 제한하고 있다. 과밀 사육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악취·위생 문제와 질병 확산 위험 등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

특히 산란계 한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도 0.075㎡로 잡고 있다. 밀식 사육을 억제해 가축 스트레스를 저감하고, 정부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2017년 국내 유통된 계란에서 기준치 이상 살충제가 검출된 이른바 '살충제 파동'을 계기로 산란계 사육면적 확대를 추진했다. 산란계의 최소 활동 공간을 확보해 진드기 등 해충이 쉽게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당국은 이듬해 축산법 시행령을 개정, 케이지 적정 사육면적을 한 마리당 기존 0.05㎡에서 0.075㎡로 확대했다. 당해 9월1일부터 산란계 사육시설을 신규 설치하는 농가는 개선된 사육밀도를 준수해야 하며 기존 농가는 올해 9월부터 해당 기준을 지켜야 한다.

개선된 케이지에서 생산된 계란은 껍질 표면에 기입되는 난각번호 10자리 중 끝에 있는 '사육환경' 숫자로 3번을 쓸 수 있다. 기존 케이지(0.05㎡)는 4번을 사용한다.

농장 내 화단 조성
뿔당골 농장 내 조성된 화단. /축산환경관리원
이 대표는 "정부가 앞으로 사육면적 기준을 0.075㎡로 정한다고 했기 때문에 우리 농장은 더 빨리 반영해서 운영 중"이라며 "기존 8~9마리 키우던 케이지가 5~6마리 사육할 수 있는 크기로 줄어들긴 했어도 닭들에게는 더 나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닭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폐사나 계란 생산량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빽빽하고 밀집된 공간에 있으면 여러 요인으로 더 안 좋은 영향을 준다. 방사형으로 키우는 것이 아닌 이상 활동영역은 제한적이지만 생산량이나 폐사율 수치는 개선됐다"고 부연했다.

뿔당골은 농장 냄새 완화와 가축분뇨 적정 처리 등을 위해 악취저감시설을 설치하고, 계분고속발효기도 2대 도입했다.

이정민 대표는 "기존에는 비료·퇴비회사에 비용을 지불하며 계분 처리를 했다"며 "합천군 지원을 받아 장비를 설치한 이후에는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건조된 분뇨를 주변 농가에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뿔당골은 차단방역부터 농장 내 화단 조성 등 환경관리도 힘쓰고 있다. 매일 오전 계란 선별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내부 청소를 실시하는 등 철저한 위생점검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농장 2개동을 운영하면서 하루씩 번갈아 청소하고 있다"며 "우리 농장은 고지대에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냄새 민원이 들어오지 않도록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방역 절차(계란 선별장 앞에 설치)
뿔당골 계란 선별장 앞에 설치된 방역시설. /축산환경관리원
뿔당골은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 외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통과하고, 농식품부 '무항생제축산물' 인증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계란은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품군 중 하나기 때문에 환경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다"며 "농장 운영은 관심을 갖는 만큼 발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깨끗한 축산농장 공모전에서 받은 우수상은 앞으로 더 잘하라는 채찍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은 오는 2030년까지 깨끗한 축산농장 1만호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지정 현황은 누적 7924호로 집계됐다. 축산환경관리원은 뿔당골과 같은 환경 관리 우수농장을 확대하기 위해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사업을 지속 안내하고 관련 컨설팅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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