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도 신고가 행진
"삼성전자가 올라야 코스피 5000도 가능한 얘기"
이재용 무죄 등 주가 반등 발판 속 JY 역할론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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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역점으로 두고 있는 '코스피지수 5000 달성'을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이상이다. 시총 40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와 2위인 SK하이닉스의 시총 격차는 180조원에 달한다. 시장에서 "제 아무리 KB금융, SK하이닉스가 노력해도 삼성전자가 오르니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피 시장 시총이 2700조원인데 이 중 IT업종의 시총은 800조원, 이 중에서도 절반이 삼성전자에서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500만명이 넘는다.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들고 있다.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자금을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드는 '코스피 5000시대'를 위해 이 회장의 역할론이 부각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10년간 코스피 지수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동한다. 코스피 지수가 정점이면 높은 확률로 삼성전자 주가도 최고가를 근접하게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를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가 올라야 코스피도 오른다'는 일종의 공식인 셈이다.
다만, 현재 6만원대에 머물러있는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기 위해선 체질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다. 삼성전자가 8~9만원까지 올랐던 당시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호황인데다 경쟁력이 있던 시기였지만 최근에는 메모리 사업과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부진이 발목을 잡으면서 모멘텀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자사주 소각 등 상법 개정안 이슈를 수반한 종목 상승세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펀더멘털 개선이 뒤따라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사법 리스크까지 해소한 이 회장이 앞으로 삼성전자의 체질개선을 위한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린다면 주가 상승도 뒤따를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시총은 400조 7595억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15.24%를 차지했다. 시총 2위와 3위인 SK하이닉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7.54%, 2.94% 수준으로 두 회사의 시총을 합해도 삼성전자 시총에는 못미친다.
그만큼 삼성전자 주가가 코스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지난 10년간 코스피 지수가 가장 높았던 2021년 7월 6일(3305.21)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8만 1200원이었다. 당시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20.90%로 그 해 삼성전자는 연중 9만 1000원까지 오르며 종가 기준,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코스피 지수 최고치와 삼성전자 주가 최고치가 같았다. 2020년 12월 30일, 코스피 지수는 2873.47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도 8만 100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함께 갈아 치웠다. 2022년과 2024년에도 코스피 지수가 최고점인 당시와 삼성전자 최고가와는 0.3% 수준에 불과했다.
작년만 해도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 수준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15%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시총 비중이 15% 아래로 떨어진 시점은 2015년 이후 10년만이다. 코스피 지수가 다시 320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삼성전자 주가는 여전히 6만원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정부의 의지대로 '코스피 지수 5000'이 가능하려면,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반드시 갖춰야할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 부서장은 "코스피 상승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IT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변수"라면서 "아무리 다른 주도주가 올라도 삼성전자가 올라야 코스피 5000도 가능한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반도체 사이클이 호황이면서 메모리 사업에서도 경쟁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펀더멘털이 수반되지 않은 상태로 개별 종목을 올리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규모는 2조 7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1년 당시에는 '동학개미운동'으로 해서 개인들의 주식 투자로 주가가 올랐다면 최근에는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이를 외인 투자에 따른 상승이라기 보다 '한국에 대한 투자'로 읽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자금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작년말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516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수가 5168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고, 주식 시장의 정상화를 통해 증시 부양에 나서고 있는 정부 취지에 부합하려면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정부 기조에 삼성전자 또한 작년부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면서 적극적으로 주가 부양에 나서는 모양새다. 10조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모두 발표했고, 2차 매입분인 2조 5000억원과 3차 매입분인 2조 8000억원 등에 대한 자사주 소각 발표만 남았다. 최근 삼성전자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한 점 또한 3분기 반등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재용 회장의 무죄 판결과 함께 상법 개정안 이슈, 삼성전자가 발표한 임직원 주식보상에 따른 주식 지급도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러 주가 상승 요인이 존재하고 있다.
내부에선 지난 2년간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과 주가 하락세를 두고 '더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그만큼 앞으로 오를 일만 남았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5000까지 가기 위해선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은 넘어야 하는게 맞다"면서도 "임원들의 주식연계보상, 자사주 소각, 실적 반등 등의 모멘텀이 예정돼 있는 만큼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