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청천벽력, 中 공무원에 라이더 등 알바 허용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15010008922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7. 15. 23:23

중국의 공무원은 철밥통
그러나 지방 공무원은 반대
경기 부진 등으로 체불 기본
결국 일부 지방 충격적 알바 허용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공무원에게 아르바이트를 권고하는 곳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거의 없다고 단언해도 좋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싶다. 공무원의 아르바이트가 정부의 정보 누설, 품위 손상 등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금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야 한다.
clip20250715223707
중국 베이징의 라이더들. 조만간 이들 중에 공무원들이 없으리라는 법이 없을 것 같다./신징바오(新京報).
중국이라고 별 다를 까닭이 없다. 공무원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하늘이 두쪽이 나도 안 될 일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하지만 최근에는 180도 달라졌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중국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15일 전언에 따르면 일부 지방 정부가 공무원들의 아르바이트를 눈 감아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지방에서는 해도 괜찮을 정도가 아니라 아주 좋을 아르바이트들을 선정해주기까지 한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대표적으로 번역, 소설을 비롯한 컨텐츠 창작, 농산물 판매 등이 이런 바람직한 아르바이트에 해당한다. 게다가 일부 지방에서는 정 부득이할 경우 택배 라이더, 음식 배달도 용납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무원 출신인 베이징의 요식업자 허핑양(何平洋) 씨가 "고향에 있는 내 공무원 지인들은 지금 아르바이트들을 많이 하고 있다. 일부는 택배 등에도 뛰어들었다고 한다"면서 혀를 차는 것은 이로 보면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원래 중국의 공무원들은 철밥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금도 공무원을 톄판완(鐵飯碗)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러나 최근 전국적인 소비 급감으로 인한 경기 부진이 현실이 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방 정부들의 대부분이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임금을 주지 못하거나 체불까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방 정부들도 죽을 지경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급기야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공무원들의 겸직 허용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후난(湖南)성 정부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정보 누설 위험이 없는 직종에 뛰어들 경우 공무원들의 아르바이트를 용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일부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방 정부들 역시 은근하게 아르바이트를 권고한다고 한다.

현재 중국 경제는 외견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상당 기간 좋아질 가능성도 희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허용할 지방 정부들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월급을 체불하거나 깎는 것이 장기적 현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공무원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의 상황이 이제 분명한 현실로 나타났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