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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궁극의 몰입…기어이 “관객시간 점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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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

승인 : 2025. 07. 04. 08:00

관람자 아닌 체험자…예술과 일대일 연결
유럽 영화제 수상 등 글로벌 시장서 성과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문화 격차를 줄이고 새로운 일자리 및 수요를 만들어 예술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지원 기관이 있다. 2023년 개관 이후 1년 만에 5만7000여명의 예술가·예술기업이 이용하며 융합예술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아트코리아랩이다. 매년 20여개 스타트업과 30여개 기업의 창·제작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입주기업 투자유치액이 130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이곳에서 아트테크 스타트업들이 예술의 일상화를 꿈꾸며 미래를 실험하고 있다.
이혜원 기어이 대표가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민주 기자


"영화를 보면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미술관에서도 사진 찍기 바쁜 세상에서 문화예술 콘텐츠에 몰입하는데 VR(가상현실)만큼 매력적인 매체는 없습니다."


이혜원 기어이(GiiOii) 대표는 최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머시브(몰입형)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VR을 통한 관람이 아니라 관객의 시간을 점유하고 궁극적 몰입을 선사하는 새로운 경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어이는 AI(인공지능)와 이머시브 기술을 활용해 XR(확장현실), 융합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머시브 컬처테크 기업이다.

이 대표는 콘텐츠가 관객의 시간을 빼앗아야 살아남는다며 몰입형 기술 VR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VR은 시각·청각·공간감을 차단해 사용자를 콘텐츠에 일대일로 연결한다. 관객의 주의력 분산과 몰입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유다. 외부 방해 요인을 제거해 예술의 전달력을 강화하고, 관객을 단순히 관람자가 아닌 체험자로 만든다.

VR 콘텐츠는 고도의 몰입감과 현실감을 제공해야 해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장비와 기술적 인프라, 반복적인 공간 실험, 테스트가 필수다. 이 대표는 "VR 콘텐츠는 단 한 번의 시도로 완성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많은 테스트와 제작 과정이 필수적이고 장비와 공간, 기술적 인프라가 매우 중요하다"며 "아트코리아랩 덕에 고가 장비나 스튜디오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었고, 공간 기반 테스트를 할 수 있어 초기 제작 단계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기술적 지원 외에도 문화 예술 콘텐츠와 융합을 실험하고 현실화하기에 아트코리아랩은 최적의 공간이었다. 기술과 예술 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통합 지원을 제공한다. 기어이가 아트코리아랩 개관부터 현재까지 원년 멤버로 있는 이유다. 이 대표는 "기술 스타트업과 콘텐츠 산업 각각을 지원하는 기관은 있었지만, 그 두 축을 통합적으로 지원해 주는 곳이 없어 늘 아쉬웠다"며 "아트코리아랩은 기술과 예술의 두 세계를 이해하고 지원하는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의 성과도 아트코리아랩의 글로벌 네트워킹 지원을 발판 삼았다. 기어이는 글로벌 이머시브 시장에서 한국 작가와 콘텐츠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기어이가 공동 제작한 '미싱 픽처스(Missing Pictures)'는 체코 이흘라바 국제영화제 베스트 VR상, 룩셈부르크 영화제 베스트 XR상을 받으며 국제적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아트코리아랩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에서 열린 XR·이머시브 콘텐츠 전문 축제 '뉴이미지 페스티벌'에 참석해 프로젝트 피칭을 진행했고, 현지 기관들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이머시브 섹션 출품·수상 과정과 기관 및 파트너와의 협업에서 아트코리아랩 입주기업이라는 점이 신뢰도를 높이는 연결고리가 됐다. 기어이는 뉴이미지 페스티벌, 씨그라프 아시아 등 글로벌 페스티벌 참가 비용을 아트코리아랩으로부터 지원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부스 설치비 같은 지원이 사소해 보여도 소규모 기업엔 큰 도움이 된다. 한국 아티스트가 해외에서 주목받으려면 이런 지원과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라며 "아트코리아랩의 지원이 아니었으면 이 같은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할 때나 해외 기관이 한국에서 프로젝트 진행할 때 아트코리아랩이 게이트웨이 역할을 해준다. 해외 기관이 예술-기술 융합 분야에서 한국 콘텐츠를 이해하고 협업할 수 있는 유일한 게이트웨이"라며 "프랑스, 유럽 관계자들이 아트코리아랩의 지원 모델을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기어이는 아트코리아랩과 협력해 글로벌 진출 및 유통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 이머시브 콘텐츠 시장이 작아 글로벌 유통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B2B와 B2C 유통 창구를 확보하고 스토리 중심의 프리미엄 XR 콘텐츠를 제작해 관객의 주도적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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