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BNH 재정비·전문경영인 강조
윤여원 '가업승계' 국정방향과 달라
매출·영업이익 하락 경쟁력도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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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윤동한 회장과 윤여원 콜마BNH 대표는 '가업 승계'와 '소유권 보전'을 중심에 둔 대응을 고수하고 있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과 맞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최근 들어 공격적인 주주친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전날 콜마홀딩스는 콜마BNH의 전면 쇄신 계획을 발표하며, 실적 부진과 미래 전략 부재를 이유로 전문경영인 체제 복원을 선언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BNH는 최근 5년간 실적, 시가총액, 주가 등 주요 경영 지표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그룹 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을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돌연 발표했다. 계획에는 실적 중심의 경영,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선진화 등 세가지를 핵심 축으로 지주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회사 관리 강화 및 신성장 동력 발굴 △분기 배당 도입 등 주주환원 정책 다변화 △전자 주주총회 선제 도입, 여성 이사 확대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콜마홀딩스가 이러한 주주 친화 정책을 쏟아내는 이유는 정부와 여당이 주주 실익을 강화하는 방향의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해 소액주주 등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콜마홀딩스는 39.52%에 달하는 소액주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지분율을 5.01%에서 5.69%로 늘리며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도 향후 주주로서 의사 결정에 참여할 전망이다.
윤상현 부회장은 이러한 기조에 대응해,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나가는데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다면 설령 아버지 윤동한 회장이 주식 반환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윤 회장 부녀 측과의 지분 격차 4.41%포인트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과 함께 전자 주총 의무화, 집중투표제 도입 확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이 담겼다. 이는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콜마홀딩스가 자회사 콜마BNH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제시한 쇄신 방안은 생명과학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과 R&D 중심 경쟁력 확보, 전문경영인 체제의 복원 등이다. 리포지셔닝으로 누적된 경영 실패를 바로잡고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근본적인 경영 쇄신 조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콜마BNH는 2020년 별도기준 95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기준 239억원으로 75%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17.8%에서 5.1%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시가총액도 2020년 8월 기준 2조1242억원에 달했지만 불과 5년여 만에 4259억원(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7만원대에 달했던 주가도 1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화장품 사업을 맡고 있는 한국콜마는 별도 기준 매출은 지난 3년간 46% 성장, 영업이익은 77% 성장했다. 의약품 사업의 HK이노엔 역시 매출 6%, 영업이익 68% 성장을 기록하며 급성장 곡선을 그렸다. 반면 건기식 부문의 콜마비앤에이치는 같은 기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60% 급감했다.
콜마홀딩스는 "실적 악화는 윤여원 대표이사가 ODM 사업의 본질과 거리가 먼 자체 브랜드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주 원인"며 "2020년 6월 설립한 자체 브랜드 콜마생활건강(옛 셀티브코리아)은 2021년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22년 -15억원 △2023년 -29억원 △2024년 -27억원 등 단 한 번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