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용태, 당 주류에 막혀 ‘씁쓸한 퇴장’… 국힘 쇄신 안갯속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01010016024

글자크기

닫기

박영훈 기자

승인 : 2025. 06. 30. 17:51

비대위원장 지명 49일 만에 퇴임
"국민 놀랄 정도로 변화" 강조했지만
黨 쇄신책·보수 재건안 번번이 '고배'
"변화 가로막으면 더 이상 미래 없다"
친윤·당내 기득권 세력에 작심발언도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당의 변화를 가로막으면 국민의힘엔 더 이상 미래가 없다."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보수재건' 메시지를 내걸고 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5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후임으로 지명된 지 49일 만이다. 이로써 당내 쇄신 임무는 차기 당대표로 넘어가게 됐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내 최연소(1990년생) 의원으로 파격 기용됐다. 대선정국에서 김문수 후보의 지명으로 취임했을 당시 후보 교체에 반대하며 당 안팎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국민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개혁의지를 적극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주류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개인 또는 소수가 당의 민주적 질서, 선출제도를 왜곡했다며 김 비대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5월 15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권고한다고 밝혔지만, 다음 날 입장을 선회하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당시 친윤계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지난 7주간의 소회'와 함께 매듭짓지 못한 '보수 정당의 재건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퇴임의 변으로 개혁안 5대 과제를 제시했으나 당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뤄지지 못한 점을 안타깝다고 했다. 사실상 당내 주류인 친윤석열(친윤)계를 향해 일침을 가한 것이다. 당내 기득권 세력을 직격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 비대위원장이 성과를 내진 못했으나, 혼란의 시기에 쇄신의 깃발을 당에서 먼저 꽂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정말로 우리 당의 촉망받는 젊은 정치 자산"이라며 김 비대위원장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과거 차이를 덮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때다. 외부 전선에서 지혜를 모아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새 비대위원장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겸임하게 된다. 오는 8월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가 유력한 상황에서 두 달 남짓 운영될 '관리형 비대위'를 맡을 인사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의 쇄신 개편안은 자연스레 8월 전당대회 이후 차기 지도부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당내에선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해 거대 여당과 맞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전 후보와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등은 주류 세력의 기득권 유지 의도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영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