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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은 7월 5일 오후 3시, 콘솔레이션홀에서 열리는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시복 100주년 기념미사(집전 천주교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주교와 사제단)와 순교자 자료집 봉정식 후 열릴 예정이다.
비오 11세 교황(재위 1922~1939)은 즉위 직후 1925년 성년을 선포하며 '박람회' 개최 계획을 전 세계에 알렸는데, 한국 천주교회는 마침 순교자들의 첫 시복식을 앞두고 있었고, 교회 창설 이후 100여 년 동안의 박해와 순교를 견뎌낸 조선의 신앙공동체를 세계에 알리고자 참가 준비에 들어갔다. 19세기 후반 20세기 초의 산업박람회와는 달리 바티칸 선교박람회는 교회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 민족의 고유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새로운 시도였다.
당시 조선은 일제 식민통치 아래에 있었으나 서울, 대구, 원산, 평양의 교구의 주교가 함께 모여 일본교회에 소속되기를 거부하고 별도의 조선주교회의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박람회'에 일본과는 다른 독자적인 '조선관'을 기획하였고, 신자들을 대상으로 조선 전역에서 출품할 물건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라 잃은 민족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천여 가지의 물품들에 실어 바티칸을 향해 배를 띄웠다.
'박람회' 폐막 이후 각국의 출품물들은 바티칸 민족학 박물관으로 이관됐고, 현재 이 박물관은 'Anima Mundi(세상의 영혼들)'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100년이 지난 오늘, 현전하는 '박람회' 출품목록을 토대로 국내 16곳의 박물관과 수도원을 비롯하여 바티칸 민족학 박물관에서의 유물대여를 통해 당시의 '조선관'을 재현하고자 했다"며 " 문화체육관광부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 전시는 9월 14일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