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포기" 2.7조 규모…'압구정 2구역' 수주 시 "정상"
부동산 불황에도…현대건설 “올해 주택사업, 新 비상 위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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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 현대건설은 원자력 등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서울 주요 사업 수주를 위한 주택 사업 투자를 강조하며, 7년 연속 도시정비 '왕좌' 수성을 위한 밑거름을 쌓는 중이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액 1위 탈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이 사업 부문 수주실적에서는 삼성물산이 5조213억원 규모의 일감을 올해 새로 확보하며 1위에 올라있다(2025년 1월1일~6월 22일 기준). 최근 공사비 7553억원 규모의 서울 '방배15구역 재건축'을 수주한 포스코이앤씨(4조1881억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달 15일 서울 중랑구 면목7구역을 SK에코플랜트와 함께 수주하며 도시정비부문에서 3조2300억원 규모의 수주액으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최근 삼성물산은 돌연 초대형 재건축 프로젝트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2구역' 사업에 대한 입찰 포기를 결정했다. 최근 삼성물산은 주택 브랜드 '래미안'을 앞세워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지 시공권을 연이어 확보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물산은 수주를 위해 홍보관을 짓고 구체적인 사업 방안까지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을 전략사업장으로 선정하고, 최고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입찰 참여를 적극 준비해왔다"면서도 "조합의 입찰 조건을 검토한 결과 이례적인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 제한으로, 회사가 준비한 사항들을 제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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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조합원 총회를 통해 시공사가 선정될 예정인 가운데, 예측대로 현대건설이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면 도시정비 수주 1위를 기록 중인 삼성물산의 실적을 제칠 수도 있다. 현재 삼성물산은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현대건설은 서울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개발'에 도전장을 내민 만큼 각 사의 수주 실적 상황도 다소 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변수를 제외하고 현재 기준으로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을 수주할 경우, 수치상으로 5조9000억원에 달하는 수주고를 올리게 된다. 삼성물산의 수주고(5조213억원)를 넘어서는 것이다.
현대건설도 내친김에 2019년부터 이어진 7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실적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넘보고 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큰 폭의 투자를 '힐스테이트', '디에이치' 등 주택사업에 쏟아붓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23년 만에 영업적자가 발생했고, 올해 초 삼성물산과 맞붙은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도 패한 바 있다. 실적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 부문에서 현대건설이 올해 힘을 뺄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 대표의 강력한 주택사업 확대 의지가 위기에 순간 오히려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이 대표의 현대건설은 '미래 주거 선도'를 목표로 4대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주택 강화 의지를 더욱 드러내고 있다. △혁신적 공간 솔루션 △입주민 건강 증진을 위한 홈웰니스(Home Wellness) 기술 도입 △주거 공간의 본질적 기능 강화 △개인 라이프스타일 반영한 주거 환경 디자인 등을 통해 주택 사업의 '압도적 경쟁 우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변화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발맞춰 주거 상품과 기술 혁신에 집중하며 '토털 주거 솔루션'을 갖춰나가고 있다"며 "올해 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도전 등 총력을 다해 주택 부문에서 새로운 비상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