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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남미 공략 강화하는 쌍용건설 ‘엘살바도르’ 법인·지사 설립...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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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6. 18. 10:49

2023년부터 해외영토 본격 확장 야욕
"글로벌세아 공격적 확장에 '시너지' 기대"
쌍용건설 회사전경 메인
서울 송파구 쌍용건설 사옥 전경.
쌍용건설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해외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모회사인 글로벌세아의 공격적인 해외 공략과 발맞춰, 해외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중동·동남아시아 중심에서 벗어나, 제3권역에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다.

18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북중미에 위치한 엘살바도르에 현지법인 및 지사를 설립한다. 회사가 엘살바도르에 진출하려는 목적은 복합적이다.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전쟁이 본격화화면서 일어나고 있는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정부 1기 당시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 및 국가별 관세 강화 등이 겹치면서 바이어들이 소비시장과 생산시설 간의 거리를 기존보다 가깝게 위치시키고자 하는 '니어쇼어링'을 선호하자, 글로벌세아그룹의 모태기업인 세아상역은 과테말라,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지역에 투자하며 대응해 왔다. 과테말라·니카라과는 미국과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을 체결한 국가로 각각 10%, 18%의 관세가 적용되는 만큼, 중국(30%)·베트남(46%)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코스타리카에선 지난해 세 번째 방적 공장을 준공하면서 연간 2400만kg의 원사생산능력을 갖췄다. 또한 같은 해 미국 스포츠 의류 제조업체 테그라를 인수하며, 니어쇼어링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테그라는 북중미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섯개의 의류 생산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그 중 한군데가 엘살바도르에 있다. 쌍용건설 입장에선 북중미 지역에 위치한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거나 새로운 공장을 건립할 때 시공권을 따낼 수 있게 된다.

법인설립으로 엘살바도르뿐만 아니라 인접국에서 신규 수주를 노려볼 수 있다. 주엘살바도르대한민국대사관에 따르면 미주개발은행(IDB)은 2020년 엘살바도르 공공사업부에 '2020~2030 인프라 마스터플랜'을 전달했다. 해당 마스터플랜엔 △교통(51억 4000만 달러) △에너지(28억 4600만 달러) △상수도 등(5억 3800만 달러) 등 총 85억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를 권고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외 시공 경험이 풍부한 쌍용건설 입장에선 인프라 시공권을 따내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북중미 건설시장에서 발생되는 수요처에도 대응할 수 있다. 해외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새로운 매출원으로 부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회계적인 측면도 있다. 가령 법인의 경우 현지국에 세금을 납부할 의무와 함께 배당을 통해 해외 소득을 귀속시킬 수 있는 반면, 지사의 경우 본국에 해외이익을 송금해도 소득 지급 전에 미리 세금을 징수하는 '원천세'를 부담하지 않는다. 매출 발생시 법인은 해당 법인 매출로 잡히지만, 지사는 본사 매출로 잡힌다. 쌍용건설은 이 같은 특징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 법인과 지사를 동시에 설립키로 했다. 이는 엘살바도르법인 또는 지사로 선택해 수주전에 뛰어든 후 회계처리를 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 같은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시너지'다. 쌍용건설의 해외 공략은 과거부터 진행해 온 핵심 전략이다. 그러나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활용하는 해외 영토 확장 전략은 2023년부터 본격화됐다. 실제 2023년엔 △이라크 지사 설치(6월) △폴란드 및 우크라이나 연락사무소 설치(10월) 등을 결정한 데 이어, 2024년엔 △아이티 지사 설치(2월) △우크라이나 법인 설립(5월) 등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지사를 폐쇄했는데, 이는 인접국에 위치한 두바이 지사를 통해 아부다비 현장도 챙길 수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으로 해석해야 한다.

쌍용건설이 기대하고 있는 시너지 방정식은 그룹의 사업 계획에 맞춰 새로운 지역을 진출하거나 프로젝트를 맡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세아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는 글로벌세아가 국제 비영리 구호단체인 '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쟁에 따른 피해 복구 관련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전쟁이 종결되면 현지 재건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태양광 사업도 마찬가지다. 쌍용건설은 그룹 최고 경영진의 전폭적인 입찰 참여 지원과 함께 그룹사인 세아STX엔테크의 니카라과 태양광 설계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1월 '아이티 태양광 발전 설비와 ESS설비 건설 공사 및 운영 사업'을 최종 수주했다. 그룹사가 엘사바도르뿐만 아니라 인접국에서 공장을 세울 경우 해당 공장의 시공권을 따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쌍용건설이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는 이유다.

회사 수장도 그룹과의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인수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그룹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신시장 개척에도 상호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3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배경에도 그룹과의 동행을 꼽았다. 지난해 4월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그는 "그룹 편입 후 전 직원이 합심해 체질 개선과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기존 강점 분야는 물론 신재생 에너지 등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회사 최대주주인 글로벌세아의 경우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남미권에 공장 등을 활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글로벌세그룹의 지원 덕분에 아이티 태양광 사업을 수주하며 중남미 시장에 진출했듯, 쌍용건설은 이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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