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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지휘부 동반사의 후폭풍… “검찰 와해 신호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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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 김형준 기자

승인 : 2025. 05. 21. 18:06

도이치 수사 차질 사기저하 우려
심우정 "흔들림 없이 역할 수행"
대선 정국서 檢조직 달래기 나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이 동반 사의를 표명하며 사법부엔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도이치모터스 재수사 등에 대한 항의성 사직이라는 시각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권 교체에 따른 보복성 감찰 등을 우려해 일찌감치 사직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는 지휘부가 동반 사의에 나서면서 향후 주요 수사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검찰 조직의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과 조 차장의 퇴직 예정일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다음 달 2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지검장이 탄핵소추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로 중앙지검 주요 현안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 지검장이 표면상으로는 건강 악화를 들었으나 서울고검의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재수사 결정에 따른 항의성 사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수사팀은 영부인을 직접 조사한 끝에 공모나 방조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는데, 검찰이 재수사라는 불씨를 스스로 되살렸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 정준길 법무법인 해 대표변호사는 "형식상으로는 고검을 존중하면서 본인들의 한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취지이나, 실질적으로는 검찰의 결정이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아 결과가 뒤집어진 부분에 사표로서 항의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의 재수사 결정에 대해 "통상적인 검찰의 결정과 항고의 과정이 아닌 정치권 눈치 보기에 의한 결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검찰 외부에선 이들의 사직이 대선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모두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수사했던 검사들로 야권 주도로 탄핵 심판을 받았던 만큼 정권 교체 시 이뤄질 수 있는 보복성 감찰, 특검 수사, 인사이동에 따른 불이익을 면피하기 위한 사직이라는 것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지검장·조 차장검사 탄핵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을 받은 상황에 구태여 남아 명예를 손상시키는 일을 하겠나"라고 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연합
이 지검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중앙지검은 다시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일각에선 평검사 등 검찰 조직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에 수뇌부의 사직, 민주당의 검찰해체 법안 발의 등에 따른 사기 저하가 뚜렷해 검찰 와해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한 법조인은 "수사 책임자들이 줄줄이 조직을 떠나는데 밑에서 버텨낼 재간이 있겠나. 검찰 와해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 지휘부 동반 사의 표명에 심우정 검찰총장은 즉각 조직 달래기에 나섰다. 심 총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검찰은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총장으로서 그렇게 일선을 지휘하겠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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