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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축제 주점 메뉴판 “계엄희화화” 논란…“미화·희화화 아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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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은 기자

승인 : 2025. 05. 21. 17:40

고대 축제에 ‘계엄’ 콘셉트 주점 등장
누리꾼 ‘계엄이 장난이냐’며 비판 일어
학과 측 ‘미화나 희화화 의도 아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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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12·3 비상계엄을 소재로 한 축제 주점 메뉴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점 소재로 사용해 논란이 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측이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지난 20일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는 축제를 맞아 서울 성북구 서울캠퍼스 내에서 운영하는 주점의 홍보 이미지와 메뉴판을 SNS에 공개했다. 학과 학생회 측은 주점에 "계엄 때렸수다"라는 이름을 붙이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 등을 차용한 메뉴를 선보였다.

메인 메뉴는 정치인의 이름을 활용한 '이재명이나물삼겹살' '윤석열라맛있는두부김치' 등으로 구성했다. 각 메뉴에는 이 후보가 상추를 먹는 모습과 윤 전 대통령이 두부를 먹는 모습의 이미지가 게재됐다.

특히 '윤석열라맛있는두부김치' 포스터에는 "맛없는 안주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국민 여러분의 입맛을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소개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내렸던 포고령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수천, 수만명 학살당할 뻔한 계엄이 장난이냐' '계엄은 웃어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는 의견을 보였다. 논란이 심화하자 학과 학생회 측은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학과 학생회 측은 "현실 정치의 위기 상황과 극단적 양극화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자 하는 시도였다"며 "'계엄'이라는 설정은 이를 풍자하기 위한 상징적 장치로 활용됐으며 시민이 이러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계엄이라는 제도를 미화하거나 희화화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학과 학생회 측은 "풍자를 선택한 이유도 사건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않고 드러내어 공론장의 주제로 삼는 것이 정치학도로서 사회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어렵지만 진정한 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시도가 진심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방식이 일부 구성원께 상처를 드릴 수 있었던 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표현과 기획에 있어 더욱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손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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