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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선후보 경제분야 TV토론, 시각차와 정책방향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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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5. 19. 07:3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 차례 대선후보 TV토론회가 18일 경제분야부터 열렸다. 23일에는 사회분야, 27일에는 정치분야 토론을 한다. 짧은 기간의 조기대선이어서 후보자들의 경제 식견을 비교·판단할 기회가 별로 없기에 이번 토론회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권영국 (기호순) 네 후보가 2시간 토론을 하는 것이어서 국민들이 공약의 차이점과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경제를 보는 후보 간 시각차가 드러난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경제 분야는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다. 이재명 후보가 군산유세에서 했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소상공인들이 분노하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상호 고발전을 벌일 정도로 각당이 신경을 쓰고 있다. 이 후보는 16일 군산에서 “5만원 받고 땀 뻘뻘 흘리며 한 시간 (닭을) 고아서 팔아봐야 3만원밖에 안 남지 않냐. 그런데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라고 했다. TV토론에서도 김문수 후보가 “커피 원가가 지금도 120원이라 생각하나”라고 묻자 이 후보는 궁색하게도 질문에 대답을 하는 대신 발언의 맥락과 의도를 왜곡했다면서 회피했다.

각 후보의 경제분야 시각을 이해하면서 투표할 수 있도록 각 캠프의 경제참모들이 심도 있게 토론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일단 TV토론에서 드러난 후보들 간 시각차를 정리해보면, 우선 김문수, 이준석 후보는 각각 규제개혁, 생산성 향상과 같은 구조적 문제들을 풀어야 한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시각을 견지했다. 이에 반해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이준석 후보와 같은 구조개혁보다는 현재 한국정부의 적자재정 문제가 국제기구의 우려를 자아낼 정도로 깊어지고 있음에도 돈을 푸는 정책을 옹호하는 편이었다. 권영국 후보는 재분배 강화를 주장했다. 

경제의 원리를 거스른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경제 공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경제 원리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 당선 후 악성 공약 제거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도 그래서다. 각 후보의 공약들이 경제 원리에 부합하는 정도를 보면, 구조개혁론을 펼친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재정적자 필요론과 재분배강화론을 펼친 이재명·권영국 후보를 앞섰다. 재정적자의 누적은 결국 이자율을 높이거나 인플레이션을 높여 민생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는 군산 유세에서 ‘호텔 결제’ 비유로 적자재정 정책을 옹호했다.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고 했다.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받아 떠나더라도 이 동네에 들어온 돈은 아무것도 없지만 돈이 돌았다. 이것이 경제”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준석 후보는 “이런 모델 작동한다면 너무 쉽다. 지자체장이 법인카드 들고 소고기 결제, 과일 결제를 한 다음에 나중에 취소하면 동네 경제가 돈다는 얘기”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후보가 저명한 경제학자 바스티아의 ‘깨어진 유리창의 오류’를 다르게 표현한 것인데 이재명 후보는 ‘극단적’ 비유일 뿐이라며 공격에 대한 반론을 펼치지 못한 채 공격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AI 강국 건설은 후보들이 애용하는 공약이지만 구체적 실천 방안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AI 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값싼 전력이 필수적이므로 안정적이고 값싼 원전의 원전 활용도를 높이는 에너지믹스 정책공약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이재명 후보는 생산원가가 6-8배 비싼 신재생에너지 에너지를 주로 늘리고, 기존의 원전은 활용하지만 신규원전 건설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했다.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의 문제에 대해서 이 후보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현안인 관세전쟁 속 경제통상 문제에 대해서도 시각차를 보였다.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경제와 안보가 분리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해서 한미간 신뢰를 높일 때 통상문제도 잘 풀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부지사였던 이화영의 대북송금을 이재명 후보가 몰랐을 리 없다고 공격했고,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의 친중·반미적 성향을 따져 물었다. 이에 반해 이재명 후보는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상대적으로 러시아와 중국과의 좋은 관계도 중시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번 경제 분야에 대한 대선 TV토론은 비록 심층적으로 경제문제를 다루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후보들이 경제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국민들이 개괄적이나마 살펴볼 수 있었다. 캠프 참모들의 토론, 전문가들의 공약 평가 등 다양한 형태로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유권자들이 잘 이해하는 상태에서 유권자들이 우리 경제를 살릴 안목과 실천의지에 더해 실천과정에서 공익보다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고 하지 않을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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