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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공 제일건설 대표 해외사업 승부수…‘물류’로 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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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5. 06. 19:04

작년 제일 싱가포르 HDS 설립…‘제일 로지스틱스 2’ 지배
베트남·싱가포르 넘어 동남아 영토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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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건설이 적자 지속에도 베트남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물류 사업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주무대는 베트남이지만 프로세스는 투자 환경이 좋은 싱가포르를 거쳐 진행한다.

6일 제일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해외지역 적자에도 싱가포르에 100% 지분을 확보한 해외 부동산 투자 자회사 '제일 싱가포르 HDS'를 설립했다.

지배구조를 보면 제일건설이 제일 싱가포르 홀딩 컴퍼니, 제일 싱가포르 HDS를 각각 중간지주사로 활용한다. 해외 부동산 개발 자회사 '제일 로지스틱스 1 컴퍼니'는 '제일 싱가포르 홀딩 컴퍼니' 종속기업으로, '제일 로지스틱스 2 컴퍼니'는 제일 싱가포르 HDS 종속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제일 E&C 베트남을 통해 해외 영업 등을 맡긴다.

이들 법인은 베트남에서 물류 관련 사업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역할은 다르다. 해양수산부 및 베트남 매체 등에 따르면 제일 로지스틱스 1 컴퍼니의 경우 현지 물류 산업 성장을 돕고, 궁극적으로는 하이퐁을 동남아시아 내 주요 물류 센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제일 로지스틱스 2 컴퍼니의 경우 내년 완공될 예정인 롱탄공항이 운영될 때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물류 서비스 등을 대응한다.

앞서 제일건설은 지난 2월 베트남 하이퐁 남딘부 산업단지에 44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제일 로지스틱스 1' 착공식 행사를 가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창고, 보관, 컨테이너 등 임대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데, 약 8만㎡ 규모로 내년 3분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 중 제일 싱가포르 홀딩 컴퍼니는 최근 3년 연속 적자 기업이고, 지난해 설립한 제일 싱가포르 HDS의 경우도 적자다. 베트남 현지법인까지 포함할 경우 해외 사업은 3년 연속 적자다. 그러나 제일건설이 속한 제일그룹은 오히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제일그룹은 해당 물류센터가 베트남 공급·유통망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착공식 당시 김은숙 제일그룹 전무는 "해당 물류센터는 현대적인 물류 시스템과 최적의 관리 프로세스를 갖췄다"며 "운송비 절감 및 기업의 물류 효율성 증가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착공식에선 제일 로지스틱스 1 컴퍼니,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베트남 사오도 투자회사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베트남 물류 및 공급망 분야에서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해외 진출은 허만공 제일건설 대표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그동안 허 대표는 "성장 동력 발굴 및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주택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신사업 개척 및 해외 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베트남 사업을 확장하지만, 현지 법인을 관리하는 주체는 싱가포르에 있다. 제일건설이 제일 로지스틱스 1&2 컴퍼니의 모회사를 싱가포르에 설립한 배경엔 현지 투자 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최고 법인세율(17%)이 한국(24%)보다 낮고 배당소득세가 없으며, 각종 세금감면 제도를 활용해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유치하려는 정책이 있다.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제일그룹은 현지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제일건설의 프로젝트엔 해수부 등도 함께한다. 실제 해수부는 하이퐁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2022년 베트남 북부 지역에 콜드체인 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타당성 검토를 지원했다. 해수부는 현재 5개소인 해외 물류센터를 2027년까지 8개소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베트남 하이퐁시는 2030년까지 국제 물류서비스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이번 베트남 프로젝트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이를 시작으로 베트남 북부 지역 물류 산업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하이퐁을 동남아 내 주요 물류 센터로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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