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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 흔드는 한덕수 ‘호남 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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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5. 04. 21. 17:57

전주 출신에도 범보수 지지도 선두
호남서도 직무수행 긍정 평가 '27%'
"민심 변화, 판세 뒤집을 변수" 시각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5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분이 왜 광주에 오셔가지고 불안하게 만드는 건지…"

지난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기아 광주공장을 찾는 현장행보에 호남 출신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은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관세부과에 따른 지원책 마련을 위한 현장 방문이었지만, 대선정국에 돌입한 민주당 입장에선 보수진영 선두주자가 '정치적 안방'을 위협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호남출신' 한덕수에 집중 견제구 던지는 배경은

21일 민주당은 한 대행의 대선출마 가능성으로 집중 견제에 나섰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이 호남과 영남을 오가며 기업 탐방까지 대통령 선거 준비에 한창인 것처럼 보인다"며 "당장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내란 수사에나 성실히 응하라"고 날을 세웠다. 한민수 대변인도 "대권 욕망에 사로잡혀 본인의 책무를 망각한 것도 모자라 권한대행 자리를 대권의 수단으로 삼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이 한 대행에게 위기감을 느끼는 핵심 배경에는 심상치 않은 '호남 민심'이 자리 잡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호남은 진보진영 후보에게 90%에 가까운 표를 몰아줬지만, 이번 대선에선 몰표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은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치러진 4·2전남 담양군 보궐선거에서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득표율 51.82%)에게 승리를 내줬다. 텃밭인 호남에서 '민주당이라고 무조건 찍지 않는다'는 불안한 민심의 흐름을 확인한 것이다.

그사이 호남 민심은 전북 전주 출신인 한 대행에게 손짓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대행 직무수행 평가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에서 광주·전라 지역은 27%의 긍정 평가를 보냈다. 호남 유권자 4명 중 1명은 한 대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갸웃'하는 호남민심…"대선 판세 뒤집을 변수"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민주당이 쥐고 있지만, 한 대행을 둘러싼 '호남 대망론'이 커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윤석열 당시 후보가 보수진영 후보로는 호남지역 역대 최고 득표율(전북 14.42%, 광주 12.72%, 전남 11.44%)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더욱이 민주당에선 2007년 정동영 후보를 제외하면 2002년 노무현 후보부터 20년 넘게 '비(非)호남 출신'이 대선후보 자리를 꿰차고 있다.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도 경북 안동 출신으로 호남 민심의 공허함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호남이 어느 정도의 응집력을 보이느냐가 이번 대선의 중요한 시그널"이라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한 대행의 등장은 호남이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고, 판세도 흔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깨워준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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