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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준의 눈] “붙박이 스트라이커 빨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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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3. 26. 10:16

이규준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요르단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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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요르단전 총평은.

"워낙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라 닷새 동안 문제점을 많이 보완해서 지난 경기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황인범이 미드필드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경기가 템프가 좋았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골을 수월하게 넣고 그 이후에도 경기를 잘 풀어갔지만, 무승부로 끝나서 정말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믿었던 선수들의 골 결정력이 너무 아쉬웠다."

- 예를 들면 어떤 장면인가.

"전반에 손흥민이 이태석으로부터 기가 막힌 패스를 받아놓고도 명성에 걸맞지 않는 터치로 찬스를 날렸다. 황희찬도 측면에서 손흥민이 연결한 공을 살려가지 못했다. 세트피스에서도 계속 우리 공격수 머리에 공을 맞히면서도 집중력이 부족해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 어떻게 보면 선제골 넣고 추가 골을 넣지 못하며 단 한 번의 역습에 당해 비기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 지난 경기도 마찬가지였지만, 골을 넣고 난 후에 계속 이어진 찬스에서 어떻게든지 추가골을 넣었어야 한다."

- 집중력, 골 결정력은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나.

"여러 번 찬스를 만들고도 득점 못하는 건 수준 높은 경기에서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오늘 경기에선 전반적으로 손흥민이 많이 부진했다. 사실은 두 경기 다 피로가 쌓여 보였다. 황희찬에겐 홍감독이 측면 돌파를 많이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왼쪽 자기 자리에서 경기했지만 여러 차례 좋은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볼 마무리 단계에선 항상 아쉬웠다."

- 두 선수의 최전성기가 지난건가, 아니면 몸 상태가 100%가 아닌 건가.

"두 선수 모두 최근 소속팀 경기에 많이 못 들어가서 컨디션 유지가 힘든 부분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기본적인 고민은 다른 부분이라 생각한다."

- 어떤 점인가.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것이다. 전반에는 손흥민을 스트라이커 자리에 넣고 지금 국내에서 좋은 모습 보인 이동경 선수를 공격 자원으로 활용했다. 오만 전보다는 그래도 오늘 경기력이 좋았지만, 다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 마무리 단계에서 크로스가 부정확했다.

"크로스의 정확성을 좀 높여야 한다. 그러나, 크로스의 정확성을 높이기 이전에 시도했어야 하는 플레이가 있다."

- 뭔가.

"상대가 수비에 집중하며 밑으로 내려섰을 때 대각선으로 좀 단순하게 올리는 크로스가 자주 나왔어야 한다는 점이다. 후반에 오세훈을 넣은 뒤에는 오세훈과 요르단 수비의 경쟁을 붙여서 세컨볼을 노리는 전략도 구사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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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프리킥을 준비하고 있다. 세트피스는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지름길이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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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은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 오세훈 활용법이 애매했다는 말인가.

"처음부터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오세훈이 후반전 중반에 들어간 이후에는 롱볼을 계속 붙였어야 한다. 그랬다면 좀 더 많은 찬스가 났을 것이다."

- 어태킹서드 지역까지 갔다가 슛을 못 하고 다시 뒤로 돌리는 U자형 빌드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상대 수비가 가운데에 밀집해 있었기에 내린 선택이다. 측면 돌파가 어렵다면 가끔은 대각선 크로스를 올려서 요르단 수비를 힘들게 만들었어야 했다. 그런 시도가 전무했던 점이 안타깝다. 가운데서 만들어가는 콤비네이션 플레이도 아직은 다소 부족했다."

- 대각선 크로스를 올리지 않은 것은 감독의 지시였을까.

"아니, 그렇게 보지 않는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거의 해외에서 뛰다 보니 본인들이 자꾸 너무 잘하려고 한다. 완벽한 축구를 하려고 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런 것이 좀 안타깝다. 단순하게 갈 땐 단순하게 가야 한다. 섬세함과 단순함을 번갈아 써야 상대가 힘들어 한다."

- 오늘 경기의 소득은.

"홍명보 감독은 요르단 공격수 3명의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봤다. 오늘 같은 경우는 이태석을 칭찬 안 할 수가 없다. 홍감독은 이태석 선수를 다각도로 활용했다. 빌드업할 때는 비대칭 빌드업 전술을 쓰면서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주문했고, 공격 시에는 최대한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수비 시에는 완전 3백처럼 내려왔다. 설영우는 공격 가담이 많았지만, 왼쪽의 이태석은 3백 역할도 충실하게 수행했다. 정말 잘했다. 몇 차례 위험한 상황을 다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태석 선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 가장 문제점이 드러난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황인범이 없을 때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박용우는 수비적인 면이 좀 아쉬웠다. 공중볼 경합 때는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중앙에서 상대편 돌파를 다 허용한 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는 문제점이 있는 거다. 실점 장면도 박용우의 실수로부터 비롯된 결과다. 어차피 황인범이 공격적으로 나간다면 박용우가 수비를 튼튼히 하는 역할을 좀 해줘야 하는데 오늘은 다소 미흡했다."

- 남은 두 경기의 급선무는.

"스트라이커를 빨리 정해야 한다. 제가 지난 2차 예선 때도 얘기하지 않았나. 전문 붙박이 스트라이커가 없으니까 경기가 자꾸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거다. 후반에 오세훈이 들어갔고 오늘 주민규는 아예 넣지도 않았다. 전반에는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뛰었다. 홍명보 감독이 여러 가지를 시험해 보고 있다는 뜻인데, 바꾸어 말하면 아직 만족할만한 조합을 탖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 후반엔 양민혁, 양현준, 오현규 등 영 건을 출전시켰다.

"말씀처럼 양민혁 등 이런 젊은 친구들을 많이 시험했다. 여기서 언젠가 완성된 조합이 만들어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베스트 일레븐을 빨리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 영 건들에 대한 평가는.

"아직은 좀 더 경험이 필요하다고 본다."

- '스트라이커 손흥민'에 대한 평가는.

"오늘은 손흥민이 해줬어야 한다. 위기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선수가 스타 아닌가. 오늘은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가 그런 면에서 좀 부진했다."

- 세트피스는 어땠나.

"물론 오늘도 세트피스에서 골이 났지만, 더 가다듬어야 한다. 아시아 예선 마지막 남은 두 경기에선 상대가 더 노골적인 밀집 수비로 나올 것이다. 그래서 세트피스로 골을 넣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본선에 가서 거꾸로 강팀과 경기할 때도 세트피스의 중요성은 더욱더 부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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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준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현 장안대 감독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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