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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기자의 스포츠人] “월드컵 못 나가서 엉엉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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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3. 25. 22:00

여자축구 인천 현대제철 장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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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현대제철 레드엔젤스 장창(28) 선수./ 사진=장원재 기자
아시아투데이 장원재 선임 기자 = 강한 체력을 중시하는 한국 축구에서 테크니션은 주목받기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다. 여기, 편견에 도전하며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테크니션이 있다. 여자축구 인천 현대제철의 장창(28)이다. 장창은 양발 사용이 가능하고, 축구 지능이 높아 모든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피치 위의 지휘자로 경기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도 빼어나다.

- 어려서부터 운동이 좋았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축구를 선택했나.

"아니다.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했다. 품새 선수였다. 5학년 때 남자애들과 공 차고 놀다가 장동진 신하초 감독님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했다. 6학년 때는 제21회 차범근 축구상도 받았다. 장려상이다."

- 고려대 창단 멤버다.

"14학번이다. 여자 축구 1기생이라는 사명감도 있어서 정말 열심히 했다. 창단 첫해부터 우승도 많이 했다."

- 2018 WK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으로 서울시청에 입단했다.

"미드필더로 26경기에 출전해 22골 3도움을 기록했다. 팀 성적이 8개 팀 중 7위에 그쳤고, 입단 기자회견에서 말씀드린 '공격 포인트 10개'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인천 현대제철로 이적했다.

"김은숙 감독님이 불러주셨다. 주전 미드필더로 써주셨다."

- 2022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민아 선수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맹활약했다.

"시즌 내내 컨디션이 좋았다. 그해 우승도 해서 연말이 따뜻했다. 그런데 2023시즌 수원FCW와의 인천 홈경기 개막전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추운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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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 선수의 공식 사진.사진제공=인천햔대제철 레드엔젤스 축구단
- 명성에 비해서는 대표팀 출전 기록이 많지 않다. 23경기 출전에 골은 아직 없다.

"2019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1~2월 해외 원정 평가전, 4월 아이슬란드와의 국내 A매치에도 출전했는데 28명 예비 명단에도 못 들었다. 윤덕여 감독님이 수비 불안 해소 차원에서 경험 많은 언니들을 중용했다."

- 기분이 어땠나.

"최종명단 발표 때도 혹시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소망했다. 명단 발표 후 같은 처지의 고대 동기 홍에지 선수와 통화하며 엄청나게 울었다."

- 통화 하지마자 바로 울었나.

"전화해서 '너 뭐하냐?', '나? 울고 있지. 넌 뭐하냐?', '나도 울고 있어.' 이런 식으로 대화하다가 둘이 전화기 붙들고 같이 엉엉 울었다. 그때 마음은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도 힘들었다."

- 지금은 어떤가.

"월드컵이 지나고 나니까 괜찮아졌다. 어쨌든 지난 일이다. 다시 대표팀에 들어가 월드컵에 출전할 기회가 생긴다면 온 몸을 던진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

- 제1회 아시아 여자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이란의 밤 카툰에게 1-0으로 승리해서 4강에 진출했다.

"누가 올라오든 우승까지 계속 전진하겠다. 일단은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준결승 경기를 준비하겠다. 리그 경기와 병행을 해야 하니까 그런 점까지 잘 고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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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남동럭비경기장에서 열린 AFC 챈피언스리그 여자부 8강전 경기. 인천 현대제철이 이란의 밤 카툰을 1-0으로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사진=장원재 기자
- 작년 시즌 인천 현대제철의 연속 우승 기록이 11연패에서 멈췄다. 느낌은 어땠나.

"사실 저희가 계속 1위를 하고 있었지만,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았다. 1~2점 차이로 앞서가고 있었는데 시즌 마지막에 저희가 한두 번 무너지면서 뒤로 밀렸다. 무너지다 다시 위로 치고 올라 가는 것이 굉장히 힘들더라."

- 작년 시즌의 교훈이 있다면.

"12연패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주저앉았을 때 선수들이 헤쳐가는 방법들을 다 찾아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다. 어쨌든 뭐 다 지나간 일이고, 저희 팀 전체가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다시 우승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올해 목표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2관왕인가.

"컵 대회, 전국체전 등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까지 저희는 목표로 크게 잡고 있다. 허정재 감독님과 선수단 전체가 의기투합했다."

- 금년 시즌 어느 팀이 현대제철과 우승을 다툴 것 같나.

"저희는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승점 3점을 가져오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어떤 팀을 경계한다, 어떤 팀과 우승을 다툴 것 같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저희가 준비 잘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한다면 매 경기 충분히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다음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우승컵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 장창(28)은 신하초, 설봉중, 경기관광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창단멤버로 뛰었다. WK리그 서울시청(2019~2021)에서 활약한 뒤 FA자격을 얻어 2022년 인천 현대제철 레드엔젤스로 이적했다. 2018년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동메달 멤버이며, U-17 대표(2011)로는 5경기, U-20 대표(2015~16)로는 10경기 3골, 국가대표(2016~)로는 23경기에 출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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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 선수(오른쪽)와 장원재 선임기자.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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