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루 동안 8.9% 폭락, 환율 3.2% 급등 금융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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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증시는 이날 하루 동안 약 8.9% 폭락했다. 달러-튀르키예 리라 환율은 3.2%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신흥 시장의 주요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2년간 집권해온 튀르키예에서 법치주의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54세의 이마모을루 시장은 오는 23일 공화인민당(CHP)의 공식 대선 후보 지명을 앞두고 있다. 그는 범죄 조직 운영, 뇌물 수수 및 입찰 비리 혐의를 포함한 두 건의 별도 수사도 받고 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체포된 이후 자필 편지를 통해 "거짓, 음모, 함정에 맞서 국민이 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튀르키예 당국은 이날 시위를 금지하고 일부 도로를 폐쇄했지만 수백 명의 시민이 경찰서 앞에 모여 "에르도안의 정의개발당(AKP)은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외쳤다. 이후 수천 명이 이스탄불 사라차네 지역에 집결했으며, 오즈귀르 오젤 CHP 대표는 시청 인근 연설에서 "에르도안이 이마모을루를 겨냥한 것은 선거에서 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앙카라 중동기술대학교(METU)에서는 수백 명이 이마모을루의 구금에 항의하며 반정부 구호를 외쳤고, 경찰은 최루가스를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즈미르와 트라브존을 비롯한 다른 도시에서도 산발적인 시위가 발생했다.
CHP는 예정대로 오는 23일 이마모을루를 대선 후보로 선출할 계획이다. 오젤 대표는 "튀르키예는 차기 대통령을 겨냥한 쿠데타를 겪고 있다. 우리는 쿠데타 시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2023년 재선에 성공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임기는 2028년까지다. 그가 다시 출마하려면 조기 선거를 실시하거나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당선되면 추가 5년 재임 가능한 헌법에 따라 2033년까지도 집권할 수 있다.
독일, 프랑스, 유럽연합(EU) 등은 이마모을루의 구금을 비판하고 나섰고, 미국 국무부는 튀르키예 정부가 "자국민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정치적으로 조작된 가짜 혐의"라며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