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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기초학력 보장… 안전하고 행복한 서울학교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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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5. 02. 27. 17:48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하늘이양 사건 등 안전문제 책임감
신학기 교내외시설 점검·보완 최선
"아동 최우선 보호" Wee센터 운영
등교불안 등 언제든지 상담 가능해
시설물 예산 삭감·교원 감축 문제
과밀학급 등 교육환경 저하로 이어져
맞춤교육 위한 안정적 재정확보 시급
취임후 1호 결재 '학습진단성장센터'
"기초학력 보장" 2년 내 전 자치구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6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2025학년도 새 학기가 다음 달 4일부터 시작한다. 초·중·고교 개학 앞두고 올해는 연초부터 다사다난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개학에 앞서 동분서주 서울을 누비면서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정 교육감은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실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온화한 미소를 유지했다. 그러나 그의 미소 뒤에 숨겨진 많은 고심(苦心)이 엿보였다.

"지난해까지 학교 안전 문제는 주로 학생 통학로 안전에 관한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비교적 그 문제에 대해선 많은 성과가 있기도 했어요. 그랬는데 지난해 가을 이후 정치·사회적 현안과 관련된 안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전 초등학생 사건이라든지, 무학여고 화재사건이라든지, 안전이 과거에서 시설과 관련된 좁은 의미의 문제였다면 근래엔 학교 생활 전반에 관련된 문제로 성격이 확대됐다고 생각합니다."

정 교육감은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서울시교육감'으로서 안전 문제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곳이 '학교'라는 울타리였는데, 학교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대형 사건들이 연초부터 발생했다.

정 교육감은 무거운 성찰 속에서 학생들이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서울학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 교육감은 "하늘이양 사건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줬다. 서울시교육감으로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상처로 고통을 겪으실 유가족, 상실감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학교 공동체는 아직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저는 상처받은 분들을 위한 위로와 함께 학생, 학부모, 시민들께서 지니고 계실 학교 안전에 대해 우려를 조속한 시일 내에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1일 긴급비상대책회의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에 대해 즉시 아동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등교불안 등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가까운 Wee센터에서 언제든지 상담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신학기 학교 학사 준비 상황을 파악해 교내·외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부족한 부분은 즉시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학교 시설 예산·교원 감축 아쉬워

지난 15일 성동구 무학여고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은 학교 시설 노후화와 학생 안전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였다. 이 사건으로 학교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 확보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정 교육감은 당시 소식을 접하자마자 현장을 즉각 방문해 안전을 점검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이후 신학기에는 지역 모든 학교 시설물을 점검해 안전 위험 요소를 확인하고 있다.

실제 정 교육감은 26일 오후 강동구 둔촌초등학교와 하남 위례초등학교 현장을 꼼꼼하게 돌아보며 안전 저해 요인 점검했다. 정 교육감은 현장에서 "3월 4일 입학식 전까지 안전 저해 요인을 점검·보완하고, 이미 완료된 부분에 대해서도 한번 더 살펴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정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교육감은 올해 학교 시설물 관련 예산이 삭감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정 교육감은 "교육청 재정 악화는 노후시설 개선비, 학교 안전예산의 감축으로 이어져 교육환경이 저하가 우려되며, 새로운 교육 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교육청은 자체 세입 재원이 없다. 여기에 올해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 일몰, 내년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일몰이 예정돼, 전입금이 각각 4507억원, 2515억원이 감축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긴축 재정을 위한 정책사업 정비, 신규사업 억제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재정안정화기금 사용 확대를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 중이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교육재정 안정적 확보를 위한 근본적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 교육감은 '교원 감축 문제' 역시 강하게 질타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원 감축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 혼란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밀학급 등 교원 감축에 따른 여러 가지 부담이 일선 학교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해 서울시교육감으로서 크게 미안함을 표했다.

정 교육감은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정원이 계속 줄고 있으며 올해 서울시교육청의 교사 수 정원도 크게 감소했다. 더욱이 현재 학생 수가 줄어드는 속도에 비해 교원 정원 감축 속도가 너무 빨라 현장의 안정적인 교육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어렵다는 목소리가 너무 큰데, 교원 선발권을 교육감이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012년생(흑룡띠)의 중학교 입학으로 학생이 6411명 증가가 됐지만 교원 정원은 감축돼, 학급 수 감축으로 인한 과밀학급 발생, 학급당 학생 수 증가, 교사 1인당 학생 수 증가 등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정 교육감은 "학교는 이전과 달리 학생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학교 현장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환경 마련을 요구받고 있어, 적정 교원 수 확보는 이를 위한 필수요소"라며 "교육부도 시대의 변화에 맞는 교원 정원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시도 교육청에 교원 정원 산정을 위한 일부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창의 '협력교육'으로 주도적인 삶 길러줄 것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힘은 답이 정해진 문제풀이 교육이 아닌 다양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창의와 공감의 협력교육을 통해서만 기를 수 있다."

정 교육감은 올 초 신년기자회견과 서울교육 신년인사회 등에서 "지금은 배타적이고 과도한 경쟁교육의 한계를 직시하고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할 때"라며 협력교육의 필요성을 잇따라 강조했다. 주변을 두루 살피는 넓은 시선으로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돌아볼 때만 창의성이 고양되고, 옆자리 친구를 제쳐야 할 경쟁자가 아닌 함께 문제를 풀어갈 동반자로 여길 때 공감의 힘이 자란다는 것이다.

이날 정 교육감이 협력교육의 일환으로 추진한 서울지역학습진단성장센터가 서울 동구로초등학교에 문을 열었다. 서울지역학습진단센터는 정 교육감이 취임 후 단행한 1호 결재로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센터는 기존 서울지역학습도움센터의 진단·지원 기능을 강화해 난독, 난산, 경계선 지능 학생을 심층 진단하고 대학 등 유관 기관의 도움을 받아 학생들의 기초학력 신장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올해 4개 권역별로 시범 운영한 뒤 2027년까지 25개 자치구로 전면 확대한다.

정 교육감은 "서울의 교육은 성별, 소득, 언어, 종교, 문화 등 다양성이 확대되고, 학력의 양극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기초학력을 바라보는 시선과 개념이 변화되면서 집중 지원이 필요한 난독·난산·경계선 지능 및 복합요인으로 인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며 "기초학력 보장은 단순한 학력 신장이 아닌 학생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기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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