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정이 일체되어 보수우파 대통령을 지키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을 요구했다. 아울러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즉각 중단과 특별감찰관 임명도 촉구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대표가 보수가 뽑은 대통령을 야당처럼 공개 저격한 것인데 당정 갈등을 유발하지 않을지 우려하는 소리도 들린다.

한 대표는 앞서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의혹 규명 협조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해 왔는데 이날 메시지는 한발 더 나아가 윤 대통령에게 전반적인 국정 쇄신까지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각종 쇄신 요구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취지는 여러 차례 전달했다. 대통령실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고, 여러 상황을 인식하고 충분한 대처를 준비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이날 요구 내용을 미리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의 요구는 전날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당 상임고문단과 오세훈·홍준표·유정복 등 당내 시도지사들이 주축인 '시도지사협의회'가 긴급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에게 "초심 회복과 소통, 국정 쇄신"을 요구하고, 한 대표에게는 "당정 일체'와 당의 화합과 단합"을 촉구한 뒤 하루 만이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 임기 단축 개헌까지 거론하며 총공세를 편다"며 "그들의 뻔히 속 보이는 음모와 선동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대통령실의) 변화와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당 상임 고문과 시도지사들이 한 대표에게 공통으로 지적한 게 당정 일체와 당내 화합이다. 당정 일체는 구체적으로 당과 대통령실, 정부가 한 몸처럼 움직이라는 경고다. 당내 화합과 단합을 주문한 것도 한동훈계, 윤석열계 파벌을 만들지 말고 하나로 뭉치라는 얘기다. 한 대표는 대통령을 향한 쇄신 요구도 중요하지만, 자신에 대한 원로와 시도지사들의 지적을 겸손하게 들어야 한다. 한 대표가 자신을 일방 부각할수록 대통령이 가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윤 대통령도 김 여사와 명태균 녹취 논란 등 정리해야 할 게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돌며 수습을 방안을 고민하고 입장을 낸다는 말도 들린다. 이 상황에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압박하고 몰아세우는 모양새가 돼선 안 된다.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 해결방안을 집 안에서 찾아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여당 분열이 원인이 아닌가. 야당은 김 여사 문제를 빌미로 대통령 퇴진을 들고 나왔다. 한 대표에겐 대통령 사과 요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당정이 일체가 되어 보수우파 대통령을 지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