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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한국, 새벽 2시와 올리버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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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9.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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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국제부 기자
지난해 한 광고를 놓고 한국에서 새벽 2시에 여성이 혼자 조깅을 하는 것이 안전한지에 대한 논쟁이 불거진 적이 있었다.

안전 문제에 대해 무책임한 광고라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았지만, 사실 '심야에도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돼 자리잡아 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잇달아 발생한 흉악범죄들은 치안에 관한 한국의 자부심에 상처를 냈다. 모방 범죄를 낳고 있어 일일이 사례를 거론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여기가 한국이 맞는가 의심이 들게 하는 흉악범죄들에 처벌 강화와 확실한 집행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감옥에서 1000년을 살라는 광년(光年) 단위의 판결을 내리고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들과 비교해 한국의 처벌 기준은 다소 약한 게 아니냐는 비판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처벌과 집행을 강화하는 것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느냐는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흉악범죄자들이 죗값을 제대로 치르고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 드라마 애로우에서는 주인공 올리버 퀸이 이렇게 법과 사회 체계가 제대로 벌을 주진 못한 이들을 스스로 처리한다. 최근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사뭇 당당한 범죄자들은 보면 올리버 퀸이 정답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까지 빠진다.

과거에는 대만 드라마 판관 포청천이 "작두를 대령하라"는 대사로 큰 인기를 끌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 지상파 방송에서 방영된다면 인권단체들이 가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작두에 악인의 목이 잘려 나가는 모습에 사람들이 일종의 희열을 느낀 것이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

법이 대중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 법대로 해서 나온 결과에는 많은 이들이 답답함을 호소할 때가 있다. 벌써 30년이 된 드라마 속의 개작두가 시대착오적일 수도 있지만, 사회발전 과정에서 여러 요소가 고려되고 종합된 법 체계가 정작 가장 기본적인 죗값을 밑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은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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