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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대통령 때문에”…브라질 민주주의 지수, 작년보다 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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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주 상파울루 통신원

승인 : 2022. 02. 11. 14:02

지난해 11월 2일 브라질 최대도시 상파울루시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현장 모습.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등장한 권위주의 정권에 브라질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사진=AFP·연합
브라질을 포함한 라틴아메리카 지역 전반의 민주주의 지수가 또다시 추락하며 시험대에 올랐다.

브라질 매체 글로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유명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1’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 지역 대부분 국가들은 사상 최악의 민주주의 지수 하락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라틴아메리카 국가에 이미 존재하는 권위주의 경향을 악화시켰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칠레는 ‘완전한 민주주의’에서 ‘결함있는 민주주의’로, 에콰도르, 멕시코, 파라과이의 경우 ‘결함있는 민주주의’에서 ‘혼합된 체제’, 아이티는 ‘권위주의 체제’로 강등됐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의 맏형 격인 브라질의 민주주의 지수는 6.82점으로, 지난해 6.92점에 비해 약 0.1점 하락했다. 가장 최저점을 기록한 부분은 ‘정부기능’ 항목으로 5.36점을 기록했으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선거과정 및 다원주의’로 9.58점을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같은 포퓰리스트가 성장할 발판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 때까지 민주주의 제도를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선거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대선에서도 선거 결과가 왜곡됐다며 전자투표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해 왔는데, 이는 올해 대선 패배시 불복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006년부터 △선거과정과 다원주의 △정부기능 △정치참여 △정치문화 △국민자유 다섯개 지표를 통해 165개국의 민주주의 발전 점수를 평가해왔다. 해당 지표를 기반으로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혼합형 정권’,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로 구분한다.

올해 조사 대상국들의 전체 평균 점수는 5.28점으로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에서는 팬데믹과 권위주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의 전반적인 민주주의 수준이 크게 후퇴했다고 해석했다. 한편 최하점을 기록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으로 그 뒤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시리아, 콩고민주공화국,북한, 미얀마 등이 이었다.
안성주 상파울루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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