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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로 기름 한 방울도 못 간다”… 태국, 라오스 루트 차단하고 조기 총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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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2. 16. 13:10

THAILAND-CAMBODIA/ <YONHAP NO-6734> (REUTERS)
15일(현지시간) 태국 우본랏차타니주 태국-라오스 접경인 총멕 검문소에 유조차들이 줄지어 멈춰 서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태국 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2월 8일을 조기 총선일로 공식 확정했다.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이 해상 봉쇄와 제3국(라오스) 루트 차단으로 확대되는 '준전시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안보 위기를 이용해 정권을 연장하려는 아누틴 찬비라쿨 총리와 개혁을 요구하는 제1야당 국민당(People's Party) 간의 치열한 대결이 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태국 선관위는 지난주 아누틴 총리의 의회 해산 결정에 따라 2월 8일을 선거일로 지정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400석과 비례대표 100석 등 총 500명의 하원 의원을 선출한다. 공식 선거 결과는 4월 9일까지 발표되며, 이후 15일 이내에 새 의회가 소집되어 차기 총리를 선출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아누틴 총리가 제1야당인 국민당과의 개헌 합의를 파기하고 의회를 해산한 배경에 '전쟁 특수'를 노린 정치적 셈법이 깔려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총선 승리 세력인 전진당의 후신인 국민당이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아누틴 총리는 '국가 수호'를 명분으로 보수층과 군부의 지지를 결집해 판세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태국 국내가 의회해산 결정으로 선거전이 달아오르는 사이 전황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태국 군 당국은 15일 "캄보디아군으로 흘러들어가는 연료를 막기 위해 라오스로 통하는 총멕 국경 검문소를 통한 유류 운송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태국 국방부는 캄보디아로 향하는 연료가 라오스를 우회해 유입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면서, 이번 조치가 캄보디아 군의 보급선을 끊기 위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태국 해군은 캄보디아 영해 인근을 '고위험 구역'으로 지정하고 태국 선박의 진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캄보디아는 연료 수입의 상당 부분을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태국은 이미 지난 6월부터 캄보디아로의 공식적인 석유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무력 충돌은 내륙과 해상을 가리지 않고 9개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F-16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주 등 영토 깊숙한 곳까지 공습하고 있다"며 클러스터탄 사용 의혹까지 제기했다. 현재까지 양측 합산 사망자는 최소 38명, 피란민은 50만 명을 넘어섰다.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17일로 예정됐던 아세안(ASEAN) 외무장관 특별회의는 태국 측의 요청으로 오는 22일로 연기됐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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