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본격화…대한상의 “동남아·인도로 물류거점 다변화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api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12010006997

글자크기

닫기

한대의 기자

승인 : 2025. 12. 12. 15:18

대한상의 '2026 물류시장 전망'… 美·中 중심 축 붕괴, 항공물류는 '맑음'·해운물류는 '흐림'
001_251212 2026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개최한 '2026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하헌구 인하대학교 교수가 '최근 물류산업 변화 동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우리 기업이 기존 중국·미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동남아·인도 등으로 물류 네트워크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중 갈등 장기화와 고율관세, 리쇼어링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세계 교역 흐름이 대거 변경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개최한 '2026 물류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반도체·AI·제약 등 고부가 산업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기지가 이동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항만·공항·육상 운송을 잇는 공급망 자체가 재편되는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 중국, 수출길 막혀 동남아·인도로… 美는 '脫중국' 가속

세미나에서 제시된 국제 교역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수출 비중은 10년간 3.3%포인트 감소(2015년 18.0% → 2024년 14.7%)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남아 수출 비중은 12.2%→16.4%, 인도는 2.6%→3.4%로 높아졌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규제에 대응해 아세안·인도로 생산 및 수출 기반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시 중국 의존도 축소(De-risking) 전략을 강화하면서 수입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 비중은 21.8%(2015년)에서 13.8%(2024년)로 무려 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멕시코(10.9%→12.1%)와 동북아(한국·일본·대만 합산 12.9%→15.2%)의 비중은 증가, 특히 멕시코는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그간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전략을 추진해왔고 이것이 디리스킹(De-risking)의 핵심"이라며, "공급망이 변화하면 항만·공항·철도·도로를 잇는 물류 네트워크가 함께 재편되는데, 우리 기업들이 주요 물류거점 확보를 통해 물류비를 낮추고 복잡해진 국제물류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화주·물류 동반 해외진출 등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항공 '맑음'… AI·반도체 수요 폭증 / 해운 '흐림'… 선복 과잉·탄소규제 부담

전문가들은 2026년 물류시장이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업종별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고 분석했다.

AI 서버·반도체·배터리·제약 등 고부가 화물 증가세가 뚜렷해 높은 성장성을 내다봤다. 특히 전자·IT 기업들의 생산 거점이 중국에서 동남아·대만·인도로 이동하면서 아태 지역발 항공화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엄승준 LX판토스 팀장은 "공급 측면에서는 노후 화물기 퇴역,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P2F(Passenger to Freighter)의 병목, 새로운 화물기 인도 지연 등으로 수요만큼 항공기 공급이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포워더(국제물류기업)와 항공사는 고부가 품목 등 수익성이 높은 분야와 이커머스 등에 자원을 집중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확대에 따라 물동량은 꾸준히 늘겠지만, 운송 인력 부족·인건비 상승이 수익성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다.

글로벌 D2C(소비자 직접 판매) 확대와 국경 간 전자상거래 성장으로 수요는 꾸준히 늘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 수가 급증해 수수료 단가 인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전망이 어두운 업종은 해운이었다.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웃돌면서 구조적 과잉선복과 저운임 기조가 고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성훈 삼성SDS 그룹장은 "EU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해운사의 탄소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친환경 선박 투자까지 더해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 기업 물류거점 다변화 시급… 정부 지원 확대 필요"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전환이 구조적으로 지속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인도 등 신흥 교역 허브에 선제적으로 물류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미중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재편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물류거점 다변화가 시급한 만큼, 정부는 해외 물류 인프라 구축 지원에 대한 금융·세제 혜택 등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대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