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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 경쟁…하반기 ‘별들의 전쟁’ 예상 격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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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08. 26. 15:32

GS건설·HDC현산, 송파한양2차 두고 맞대결 예고
성수1구역선 현대건설·GS건설·HDC현산 3파전 예상
2구역서도 삼성·DL·포스코 맞붙을 듯
여의도 대교선 삼성·롯데 관심 보여
도시정비사업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사업지를 두고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들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동안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주택 부문 수익성 악화로 대형 건설사들 사이에 선별 수주 경향이 짙어졌던 것과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를 통한 시장 선점 및 브랜드 가치 제고를 우선시하며, 주요 사업지에서는 출혈 경쟁도 불사하는 모습이다. 연말까지 송파·성동·영등포구 등지의 굵직한 정비사업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이른바 '별들의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열한 수주전 끝에 시공사를 선정한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 이후에도 적지 않은 정비사업지에서 대형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송파구 '송파한양2차 재건축' 사업지에선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일찌감치 수주전을 예고했다. 이 사업은 1984년 준공된 744가구 아파트를 지상 29층, 총 1346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게 골자다. 공사비는 총 6856억원이다.

GS건설은 지난달 21일 출사표를 내고, 이달 초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다. 수주를 위해 국내 주요 5개 은행으로부터 금융의향서를 받았으며,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에이럽', 덴마크 건축디자인 설계사 '어반 에이전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등과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 입장에서는 지난해 '자이' 브랜드 리뉴얼 이후 첫 수주전에 임하는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에 맞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중국 상하이 세계금융센터의 구조 설계를 담당한 LERA와, 세계적 조명 디자인 기업 LPA와 협업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주거 솔루션 'AI 홈에이전트'와 입주민의 신체·정신적 건강을 종합 관리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 시공사 입찰 마감일은 다음 달 4일이며, 최종 시공사는 이르면 10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성동구 성수1구역과 2구역에선 각각 삼파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우선 성수1구역은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최대 사업지로 꼽힌다. 최고 65층, 3014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게 골자로, 총 공사비만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시공사 입찰 마감일은 오는 10월 13일이며, 최종 선정은 연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각각 관심을 드러낸 가운데, GS건설은 오랜 기간 수주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조합이 제시한 입찰보증금 1000억원과 입찰지침 등을 두고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설계사 SMDP와 구조 엔지니어링 기업 LERA와 협업하기로 했다. GS건설도 글로벌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와의 협업 및 하나은행과의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초고층으로 지어지는 성수1구역 수주를 위해 각종 설계안을 공개하기 위한 홍보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인접한 성수2구역 재개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고 65층 규모에 총 2609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수주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사업 역시 연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대교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관심이 모인다. 1975년 지어진 576가구 아파트를 최고 49층, 총 912가구 새 주상복합 아파트로 짓는 게 골자다.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는 7721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말 열린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7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마감일은 다음 달 2일이며, 유찰이 없을 경우 오는 10월 18일 열리는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가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 간 2파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과거의 선별 수주 기조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방점을 찍은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핵심 입지의 대형 정비사업지를 선점하는 것이 곧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추가 사업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파격적인 금융 조건과 차별화된 설계안을 앞세운 '출혈 경쟁'까지 불사하며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도심 핵심 정비사업은 수백억원대 입찰보증금과 막대한 홍보비 등 부담이 크지만, 브랜드 가치 제고와 향후 포트폴리오 확보를 위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대형 건설사 간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 경쟁은 앞으로 더욱 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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