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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원전 논란에 코스피 장중 3100선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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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8. 20. 17:59

투자심리 위축속 개인·외국인 매도
전날보다 0.68% 하락 3130.09 마감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사흘 연속 하락하며 장중 31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전장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에 장을 마쳤다. /연합
코스피가 20일 장중 3100선 아래로 내려앉으며 변동성을 보인 끝에 하락 마감했다. 미국발 AI(인공지능) 버블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원자력과 방산 등 주도 업종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최근 발의된 노란봉투법이 시장 불확실성을 더하며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부터 내리막을 타 오전 10시 42분에는 3079.27(-2.29%)까지 밀려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으로 3100선을 밑돌았다. 이후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3100선을 회복했지만,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기관이 5163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927억원, 232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번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전일 미국 증시에서 촉발된 AI 버블 논란이 꼽힌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AI 시장은 과열 상태이며 일부 종목은 명백한 버블"이라는 발언 이후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3.5% 하락한 175.6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인공지능 분야 방산업체인 팔란티어는 주가가 9% 이상 급락했고, 테슬라(-1.75%), 메타(-2.07%), 넷플릭스(-2.49%), 알파벳(-0.88%), 아마존(-1.5%), 애플(-0.14%) 등 주요 기술주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영향은 국내 증시로도 이어져 SK하이닉스(-2.85%), DB하이텍(-3.26%) 등 반도체 관련주와 네이버(-1.77%), 이스트소프트(-3.52%) 등 AI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원자력 업종도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낙폭 확대가 두드러졌다.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 간 계약으로 해외 진출 제한 이슈가 부각되자 두산에너빌리티(-3.53%)와 한전기술(-3.65%) 등이 크게 떨어지며 지수 하락에 부담을 줬다. 아울러 상반기 강세를 이어오던 방산과 조선 업종에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31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 등으로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코스피가 한때 3.88% 급락하며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발의된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권한 강화와 사용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을 골자로 하고 있어 기업 경영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증시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과열됐던 주도 섹터의 차익실현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방향과 새로운 성장 동력에 따라 증시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샘 올트먼의 발언은 일정 부분 이미 반영된 만큼 추가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향후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가 글로벌 증시와 한국 증시 모두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연구원 역시 "최근 증시가 전고점 부근에서 흔들리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앞으로는 단기 차익실현이 나온 업종 대신 방어적인 대형주나 정부 정책 수혜 업종이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오는 22일(현지시간 오후 11시) 예정된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은 경기와 인플레이션 평가에 따라 9월 금리 인하, 동결, 인상 여부에 중요한 신호를 줄 전망이다. 고용 둔화와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두면 증시에 호재가 되겠지만,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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