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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현은 일본 유학 중이던 1943년 '단장'으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총독상을 받았다. 해방 후에는 서구 모더니즘을 수용한 새로운 동양화풍으로 1956년 대한미협과 국전에서 '이른 아침' '노점'으로 대통령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1960년대 남편인 김기창과 함께 동양화의 추상 실험을 이끌었고, 1967년 상파울루비엔날레 방문을 계기로 중남미를 여행한 뒤 뉴욕에 정착해 판화와 태피스트리로 영역을 확장했다. 7년 만에 귀국해 1974년 개최한 판화전은 한국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1976년 간암으로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그의 작품 '여인들'은 1945년 해방 이후의 열망과 기쁨, 그리고 민족적 자긍심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 상징적으로 펼쳐진 태극기는 우리 민족의 독립과 자유를 나타내며, 주변 인물들은 서로 기쁨을 나누고 축하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특히 백색 한복 사이로 배치된 푸른 저고리와 역동적으로 휘날리는 태극기는 박래현 특유의 세련된 색채 감각과 야외 공간의 활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작품에 대해 알려진 바는 많지 않지만, 1946년 6월 3~9일 동화백화점 3층 화랑에서 열린 박래현의 개인전에 관한 '자유신문'의 평을 통해 제작 시기와 배경을 유추할 수 있다. 기사에서는 그녀를 "재기 발랄한 여류작가"로 소개하며 "이번 20여 점의 작품은 순전히 해방 후의 작품으로, 해방의 감격을 여성적인 섬세한 필치로 표현한 역작"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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